이쯤되면 ‘막가자’는 건가. 전자정부지원사업을 올해보다 21% 삭감한 행정안전부 이야기다. UN에서 전자정부 구축사업과 관련해 1위를 했다고 자랑하던 행안부가 내년 전자정부지원사업 예산을 325억원 줄인 1275억원으로 확정했다고 한다. 참여정부 시절 3000억원에 육박했던 전자정부 지원사업이 이명박정부 들어 반토막으로 줄더니, 이제는 1200억원 규모로 오그라들었다. 긴축재정이며 몇 개의 과제가 끝나서 금액을 줄인 게 이유라고 했다.
세계 1위의 전자정부지원사업이 이처럼 예산배정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것은 현 정부의 정보화 인식 부족에서 기인한다.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대국민 편익 효과가 이미 증명된 전자정부 사업이 예산 배정 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욱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 전자정부를 수출하겠다고 패키지상품을 만드는 지금 상황에서 말이다.
정부는 이번 예산배정에서 모바일정보부문 예산을 당초 200억원에서 84억원이나 깎았다. 세계 전자정부 1위라고 자랑하던 사업 주무부처인 행안부가 이정도 수준이고 보면, 다른 부처 내에서의 정보화예산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전자정부는 국가를 움직이는 기본 인프라다.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지 않으면 국민 편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서둘러 준비하지 않으면 차기 정부에서 국민 모두가 고통을 받는다. 전자정부는 정부부처 내 정보화를 이끌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을 키우는 역할을 해왔다.
과거 정보화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자’는 말로 국민을 독려하고, 산업계를 이끌어왔다. 기업과 국민, 정부가 정보화에 나선지 30년이 지나면서 이제서야 우리나라는 비로소 정보화강국 반열에 올라섰다.
정보화는 선투자를 통해 이뤄진다. 지금 예산을 줄이면, 결국 이르면 3년 뒤 악영향이 나타난다. 전자정부 세계 1위가 됐다고, 지금부터 투자를 안 해도 되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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