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웅진 등 후발 내비게이션 업체가 울상이다. 지난해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이후 공격 경영에 나섰지만 전문업체와 비교해 점유율 면에서 턱없이 밀리고 있다. 일부 업체는 상반기 기준으로 월 판매량이 전체의 채 5%도 넘지 못할 정도로 체면을 구겼다. 이는 내비게이션 시장이 포화인데다 기존 업체에 비해 제품 라인업과 서비스가 뒤처지는 등 시장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웅진그룹이 지난 5월 야심차게 내놓은 ‘고앤 조이 W400’ 모델은 두 달 사이에 1만2000대 팔리는 데 그쳤다. 올해 전체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는 230만대. 월 18만~20만대 가량 팔리는 상황을 감안할 때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다 됐지만 채 5%도 넘지 못한 미미한 수치다. W400 모델은 웅진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내놓은 전략 제품이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웅진은 지난해 내비게이션 시장 진출 당시 올해 7만대 이상을 자신할 정도로 이 분야 사업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에서 주도하고 윤석금 회장이 직접 임원회의에서 내비게이션 사업을 신경 쓸 정도로 힘을 실어 주었지만 선발 업체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웅진이 사업에 뛰어들 당시 공격적으로 인력을 영입하면서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왔다. 웅진 측은 “새로운 제품 라인업이 늘어나 차츰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과 비슷한 시기에 내비게이션 사업에 뛰어든 SK도 체면치레 수준이다. 웅진 판매량을 넘어섰지만 선발업체에 비해서는 여전히 크게 뒤처졌다. SK마케팅앤컴퍼니 등에 따르면 SK 내비게이션 판매량은 지난해 통틀어 5만대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월 1만대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 SK 측은 “판매 채널이 크게 총판·온라인·법인·카드사를 통한 내비 세이브 판매로 나뉘는 데 올해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면서 판매량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른 길 안내’와 ‘무선 업데이트’에 특화된 내비 기능을 추가하는 쪽으로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사업에 뛰어든 SK는 지금까지 ‘엔나비 듀오’를 포함해 총 3개 모델을 출시했다. 내비게이션 사업 관련해서는 아웃소싱 인력을 포함해 70명을 운영할 정도로 비중을 두고 추진 중이다.
내비게이션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략 월 1만대 이상 팔아야 그나마 평균 수준”이라며 “대기업이 브랜드를 앞세워 진출했지만 팅크웨어·파인디지털·만도를 제외하고 월 1만대 판매량을 넘기는 업체는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는 2005년 70만대에서 해마다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200만대, 올해 23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제품 추이는 거치형(애프터 마켓)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진입하면서 매립형(비포 마켓)으로 점차 바뀌고 있으며 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이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 박창규 기자
표/내비게이션 시장 규모(단위:만대)
<업계 추산>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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