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방기구 전문기업 디포인덕션이 ‘전기렌지’로 주방문화에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디포인덕션(대표 권용재)은 전기를 사용하는 조리기구인 인덕션 레인지(Induction range)를 생산하는 업체다.
인덕션 레인지란 IH(Induction Heater) 방식을 이용해 레인지는 달구지 않으면서 레인지와 접촉한 냄비만 뜨겁게 만드는 차세대 조리기구다. 레인지에 내장된 인덕션이란 물질이 냄비의 철성분과 반응해 높은 열을 내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가스 레인지와 비교해 전기 레인지라 부를 만하다.
접촉면만 열이 발생하므로 불필요한 열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것을 막아 에너지 효율이 높다. 또 냄비를 들면 즉시 가열이 멈추기 때문에 인덕션 레인지 표면은 뜨겁지 않다. 아이들이 손으로 만지거나 종이를 가져다 대도 안전한 것이다.
디포인덕션은 이 인덕션 레인지로 지난 2005년부터 매년 70~80%에 이르는 고성장을 달성하고 있으며 지난해 18억원이 넘는 매출과 25만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매출 3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포인덕션이 생산하는 인덕션 레인지의 가장 큰 장점은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가스를 사용하는 조리기구보다 에너지 비용을 최대 70%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디포인덕션 자료에 따르면 물 1리터를 끓일 때 부탄가스는 48.5원이 드는 반면에 인덕션 레인지를 이용하면 7.3원밖에 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열로 손실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고 주방온도를 10도 가까이 낮출 수 있어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한다. 가스 레인지와 달리 평면 유리형태여서 청소가 쉽고 탄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인덕션 레인지의 장점이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많은 사람들이 가진 오해가 인덕션 레인지의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 ‘인덕션 레인지’는 화력이 약하다는 편견이 그것이다. 전문 요리를 할 때는 역시 화력이 강한 기존 레인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포인덕션은 이런 편견을 단숨에 깬다. 디포인덕션 연구에 따르면 부탄가스로 물 1리터를 끓일 때 5분30초가 걸리지만 인덕션 레인지로는 2분4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2배 가까운 화력 차이가 나는 것이다. 게다가 3~4단에 불과한 가스 레인지의 화력 조절기능과 달리 10단계나 되는 온도조절 기능이 있어 어떠한 요리에도 적절한 온도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디포인덕션의 기술력은 인덕션 레인지를 순수 100% 국산기술로 만든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디포인덕션은 3건의 국내 특허와 1건의 미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 CE인증과 TUV인증까지 확보해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벤처기업 확인서를 받는 등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기술력이 좋은데다 전국 각지에 완벽한 애프터서비스(AS)망까지 갖추고 있어 고장이 잘 나지 않을뿐더러 나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또 대부분 가정용만 판매하는 수입제품과 달리 가정용과 상업용, 공업용까지 생산하는데다 출력 범위가 훨씬 넓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격은 가정용이 40만원 정도다.
디포인덕션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덕션 레인지가 활성화된 해외시장에 일찍부터 공을 들여왔다. 지난 1999년 디포전기로 시작한 후 2002년 일본에 인덕션 히터 부품을 수출하면서 처음 해외 판매와 인연을 맺었다. 같은 해 한국기술거래소로부터 우수기술 해외수출화 사업에 선정되면서 수출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이후 시카고 가정용품 박람회를 비롯해 프랑크푸르트 소비재 박람회, 서울 국제식품전, 시카고 NRA쇼 등 유명 전시회에 두루 참가하면서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그러기를 4년, 마침내 호주를 시작으로 프랑스와 일본에까지 수출길을 열게 된다. 미국과 뉴질랜드에도 수출을 시작한 디포인덕션은 2007년에는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러한 디포인덕션을 눈여겨보던 국내 대형 수요처에서도 반응을 보여 디포의 인덕션 레인지는 현재 W호텔과 롯데호텔, 파크하얏트 호텔 등 국내 대형 호텔과 마르쉐, 토다이 등 유명 외식업체에 납품되고 있다.
디포인덕션은 이러한 우수한 기술력과 유려한 디자인에 더해 ‘맞춤형 주방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다. 맞춤형 주방시스템이란 인덕션 레인지를 사용하는 주방의 특성에 맞게 조리기구부터 싱크대까지 최적의 조리환경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하루에 음식 100인분을 만드는 음식점과 500인분을 만드는 음식점은 주방부터 달라야 한다는 게 디포인덕션의 생각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주방 ‘제품’만 파는 게 아니라 주방 ‘문화’를 팔아 세계 인덕션 레인지 시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디포인덕션은 인덕션 레인지를 구입할 수 있는 디포몰닷컴(www.dipomall.com)도 운영하고 있다.
권용재 디포인덕션 대표는 “인덕션 레인지를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 널리 알려 이 분야 글로벌 챔피언이 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고성능 인덕션 레인지로 조리문화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디포인덕션 현황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