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과 대만이 충칭 소피텔호텔에서 양안 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서명함에 따라 한국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앞으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 시장`으로 변모한 중국에서 경쟁국인 대만에 한참 불리한 처지에서 싸우게 됐기 때문이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대만이 관세혜택을 보는 품목(조기수확품목ㆍEarly harvest)은 △석유화학 88개 △기계 107개 △방직 136개 △운수공구(자동차와 부품 포함) 50개 △기타 140개(전자제품 경공업 의료 등) △농산품 18개 등이다.
이 중 기계, 석유화학, 방직, 전자, 자동차 등 5대 산업 품목은 현재 중국이 6.5~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더욱이 기본협정 체결 이후 후속 협상에서 대만 측 무관세 품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차세대 주력 수출품목인 LCD 패널은 이번 협정에서 제외돼 있으나 향후 품목 확대 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협정이 발효되면 가장 타격이 예상되는 것은 석유화학 제품이다. 중국은 현재 한국과 대만 플라스틱 제품에 6~12%, 유기화합물에 6.5%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 제품이 무관세 적용을 받으면 한국 업체들에 대해 상당한 원가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PP(폴리프로필렌) PS(폴리스티렌) 등 합성수지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업체들은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중국이 워낙 성장하는 시장이라 대만 물량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엄청난 타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이 최근 수익성이 높아 생산을 늘리고 있는 ABS, PVC, PE 등 석유화학 주요 제품이 이번 협정 대상 품목에서 빠진 것은 다행이다.
전자업계는 한국 제품 가격경쟁력 등에 있어 부정적 요소이긴 하지만 중국 현지 생산 등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전자업체들이 중국 생산라인을 신ㆍ증설하려는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이나 섬유, 기계 분야는 현지 공장 덕에 큰 타격을 예상하고 있지는 않다. 중국 현지에서 스판덱스나 폴리에스테르 같은 섬유 제품을 생산해 팔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분야는 대만 최대 자동차 기업인 `궈쭈이기차`가 생산량별 세계 48위 수준으로 우리와 경쟁 상대는 아니다. 엔진, 구동, 차체 관련 주요 부품 생산능력도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전병득 기자 /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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