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 등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가 인터넷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해 온라인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개인의 프라이버시에 관한 정보도 자발적으로 올리는 네티즌들이 많아지고 있다.
구글,빙 등 검색 사이트들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에 포스팅되는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네티즌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SNS사업자들은 그동안 소극적인 차원에서라도 보호해왔던 가입자의 프로파일 정보를 점점 공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프라이버시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이런 기류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움직임도 있다. 최근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안티 소셜네트워킹(Anti-social Networking)’ 서비스는 이런 온라인 공간의 분위기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가 친구들간 커뮤니케이션을 조장하고 장려하는 서비스라면, ‘안티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는 반대로 기존의 SNS서비스를 통해 맺어온 친구와의 소통 단절 등을 지향한다. 극단적으로는 디지털 라이프에 종언을 고하는 ‘가상 자살’을 꿈꾸기도 한다.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엔지니어이자 테크놀로지스트인 ‘제스퍼 앤더슨’이란 사람은 최근 안티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인 ‘어보이드(http://www.avoidr.org)’를 새롭게 런칭했다. 오래전 헤어진 애인이나 전 부인을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자기 만나거나, 잔뜩 기대를 품고 간 파티장에서 평소 싫어하던 친구와 조우한다면 기분이 상하기 마련이다. ‘어보이드’라는 ‘안티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는 바로 이런 인간의 심리를 파고든 서비스다.
‘어보이드’는 위치 기반 SNS의 대표주자인 ‘포스퀘어’에 ‘플러그 인(Plug-in)’ 형태로 제공되는 서비스다. `포스퀘어` 계정이나 페이스북 ‘커넥트’를 통해 사이트에 접속하면 `포스퀘어` 가입자들의 리스트가 뜬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회피 리스트에 올려 놓으면 포스퀘어의 `체크 인(Check-in)` 정보를 통해 기피 인물의 동선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당연히 기피 인물이 있는 곳은 안가는 게 상책이다.
창업자인 앤더슨에 따르면 현재 이 사이트에 가입한 사람은 2만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2천5백명이 아주 열성적인 사용자다. 그는 안좋게 헤어진 친구를 원치 않은 시간에 바에서 만나거나 자신을 끈질기게 따라 다니는 스토커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에 착안, 이 서비스를 런칭했다고 한다.
앤더슨은 뉴욕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어보이드’가 싫어하는 친구나 나쁜 사람들과의 교제를 중단하는 절교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보다 건전해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전에 유럽에서 선보인 ‘내집을 털어주세요(http://pleaserobme.com)’라는 서비스나 ‘노스퀘어(http://nosquar.es)’라는 서비스도 ‘안티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내집을 털어주세요’라는 사이트는 `포스퀘어`의 위치 정보를 수집,누구 집이 비었다고 알려주는 서비스다.
‘핫포테이토(http://hotpotato.com)`라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매트 랭거`가 만든 ’노스퀘어(http://nosquar.es)`라는 안티 소셜네트워킹 서비스 역시 특정 포스퀘어 사용자들의 동선을 파악,만나지 않도록 도와준다.
`안티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가운데선 페이스북 계정, 프로파일, 팬페이지 등을 삭제해주는 ‘세푸쿠(http://www.seppukoo.com)’란 사이트도 있다. ‘세푸쿠’는 일본어로 ‘切腹’을 의미하는데,사무라이가 할복 자살하는 것처럼 온라인상에서 명예롭게 죽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위 ‘가상 자살’을 지원해주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 페이스북 계정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자신의 SNS 계정을 삭제해주고, 메모리얼 페이지가 생성된다. 이를 통해 SNS로부터의 해방을 꾀할 수 있다는 것. 당연히 SNS를 통한 사생활 정보 유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말 네덜란드에서 출범한 `자살 기계(http://www.suicidemachine.org)’라는 사이트 역시 트위터·페이스북·마이스페이스 등 SNS의 계정과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삭제를 요청하면, 온라인 공간에 남아있는 자신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준다고 한다.
모든 사물 또는 현상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 SNS가 이 시대의 문화코드로 자리잡고 있는 일면에는 분명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안티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는 바로 이런 토양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서비스,그리고 수익을 내는 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안티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변방의 서비스가 아니라 주류 서비스로 자리를 잡으려면 많은 시간과 굴곡이 필요해 보인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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