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탐구]‘PC 시장, 삼성 점유율 50%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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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내 PC 시장 구도가 재편될 조짐이다. 수요가 아니라 1위 삼성의 적극적인 행보 때문이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삼성, PC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차지하며 삼성 독주를 이어갈 수 있을까.

A: PC 업계는 폭풍전야와 같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 중이다. 진원지는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단어 그대로 ‘총공세’를 펴고 있다. 시장이 있는 곳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을 포함해 가장 공격적인 전략을 펴는 곳이 삼성전자”라며 “가격 파괴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삼성은 줄곧 국내에서 PC 시장 1위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선두’라는 타이틀만으론 부족했던 모양이다. 삼성은 올해 국내 PC 시장 50% 점유를 목표로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내 판매되는 PC 2대 중 1대를 삼성 제품으로 채워 놓겠다는 얘기다. 기존보다 점유율을 무려 10%포인트 가량 끌어 올리겠단 의지다. 삼성의 시장 점유율은 그간 40% 안팎이었다.

삼성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가능성은 엿보인다. 한국IDC는 삼성이 올 1분기 72만7000대 PC를 팔아 46%를 점유했다고 밝혔다. 2분기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통적 비수기여서 큰 변동은 없어 보인다.

주변 여건도 삼성에 유리하다. 일단 터줏대감 격인 삼보컴퓨터가 경영 악재로 주춤하고 있다. 삼보는 점유율 기준 국내 3위 기업이다. 이 회사는 하반기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수요가 적은 모델은 과감히 없애고 꼭 필요한 모델만 내놓겠단 것이다. 비용 절감이 우선이어서 과감한 마케팅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각 이슈 등으로 당분간 활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삼성이 50%를 점유하면 국내 PC 산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내수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할 힘도 비축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과제는 남는다. 과연 어느 시점에서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느냐다.

지난해 삼성은 남성우 부사장을 PC·프린터 사업 총괄로 승진시켰다. 2조원대 PC 사업 매출을 1년 만에 4조원대로 끌어 올린 데 대한 ‘성과주의’ 인사였다. 그러나 삼성의 PC 사업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삼성전자는 “중고가 모델을 확대하여 수익률을 개선하고 넷북의 공격적인 확판으로 확판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