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에이징] <1부-2> 고령화 사회 대안은 `u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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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영남대 병원은 작년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원격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사업의 원격지 병원 첫 사업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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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군에 거주하는 홍길동 할아버지가 최근 웃음을 되찾았다. 걱정과 근심거리가 하나 줄었기 때문이다. 만성 피부병과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는 무릎 때문에 병원 찾는 게 곤욕스러웠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을 PC 화면으로 만난 이후 고통이 없어졌다. 동네 보건소에 마련된 u헬스케어 장비를 통해 피 검사 또는 피부 검사를 하면 간호사가 데이터를 입력한다. 이 데이터는 영남대 주치의 PC에 뜨며 의사는 PC와 자체 개발한 돋보기 의료 장비로 환자의 상태를 살핀다. 홍 할아버지는 대구 영남대 병원까지 방문할 필요 없이 원격영상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영남대 병원은 2009년 1월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원격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사업의 원격지 병원 첫 사업자로 선정됐다. 최선호 영남대 병원 대외협력팀장은 “지금까지 원격영상 진료를 통해 치표를 받은 피부과와 내분비대사내과 환자의 수가 각각 117명, 57명을 기록했다”며 “환자들의 반응이 좋아 오는 7월부터는 진료과목을 현행 피부과, 내분비대사내과에서 호흡기, 순환기내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의사가 직접 환자를 원격진료할 경우, 대면진료와 동일한 의료수가가 적용되는 게 특징이다. 원격진료 대상은 일반인들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경우와 동일하게 초진 및 재진환자 모두 가능하다.

원격진료 등 u헬스가 고령화 사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만성질환 및 고령화에 따른 건강관리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장기적으로 의료비 상승이 국가의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34조1000억원이던 국민의료비는 지난 2007년 61조3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노인진료비 비중은 17.7%에서 29.9%로 확대됐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노인인구비율이 증가한 것이다. 2008년 1.19명이던 출산율은 2009년 1.15명으로 떨어졌다. 이는 OECD 평균 출산율 1.64명에도 못 미치는 수다. 이에 따라 노인인구 비율은 2007년 7.6%에서 오는 2011년 11.3%로 3.7%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재 건강관리서비스 산업화 등 우리나라의 u헬스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은 미성숙 단계다. u헬스는 앞으로 연평균 12%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나, 지금까지는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위주의 육성책이 제시돼 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지자체와 정부가 민간 기업과 손잡고 u헬스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우선 지식경제부와 민간 기업 컨소시엄이 스마트케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서울시 역시 비트컴퓨터 GC헬스케어와 컨소시엄을 이뤄 연말까지 저소득층을 위한 원격건강관리 ‘u헬스케어’ 시스템 구축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올 연말까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험운영을 거쳐 영등포동·돈의동·창신동·남대문·동자동 등 서울시 5대 쪽방촌 주민 150명과 저소득층 만성질환자 및 치매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서비스 대상 및 기간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동주민센터 u헬스케어 건강센터에 담당 간호사를 배치,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인텔·시스코·IBM·NTT·퀄컴·MS·구글 등 글로벌 IT기업 대다수는 차별화된 헬스케어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특히 인텔·필립스·GE 등은 시장선점에 본격 나섰다. 미국은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 및 의료보험 시장의 건전화를 위해 헬스케어 IT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 영국 역시 의료비용 절감과 평생건강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NPfIT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사업전담조직(Connectinf for Health)를 설립, 총 11조3000억원을 투입했다.

캐나다, 일본 역시 국가차원의 의료정보화를 추진 중이다. 캐나다는 올해 말까지 1조4000억원 규모의 인포웨이(Infoway) 사업을, 일본은 2001년부터 지금까지 1조4000억원을 들여 히트그랜드디자인(HIT Grand Design) 사업을 전개 중이다.

특별 취재팀=강병준 팀장(bjkang@etnews.co.kr), 김원석 기자, 김원배 기자, 이성현 기자, 이경민 기자, 황태호 기자, 대전= 박희범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