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과거 7000년간 원시 농경시대, 200년간 증기 기관과 기계에 의한 산업시대, 50년간 IT와 인터넷에 의한 정보시대, 그리고 앞으로는 정보기술(IT) 융합에 의한 퓨전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IT는 1960년대 기업 정보화 수준의 전자정보처리시스템(EDPS)에서 출발해 독자적 개별 산업을 넘어 산업 전 부문의 인프라나 생산요소로서 최근 활용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네트워크 등은 진화해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환경기술(ET)과 같은 신기술과 융합해 컨버전스 IT산업을 열고 있다. 컨버전스 IT는 의료, 교육, 국방, 자동차, 건설, 환경, 사회간접자본(SOC)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돼 사용자 편의 중심의 공공 서비스를 전달하고, 탄소배출과 에너지 절감 등 친환경적 주거와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등 IT 근간의 산업을 일으키고 있다.
IT는 디지털을 근간으로 해 웹2.0, 3D·4D, 와이파이(WiFi), 클라우드 컴퓨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비쿼터스, 그린IT,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트위터, 스마트그리드, 와이브로, IPTV, 증강현실, 앱이코노미 등 신개념의 서비스와 기술을 빠른 속도로 선보이고 있다. 또 시공간을 초월한 커뮤니케이션 지원부터 IT산업 부문의 변화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업무 스타일, 비즈니스 방식, 행정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디지털화된 IT는 모든 산업에 융합된 기술로 적용 및 진화하고 있으며, 컨버전스IT는 모빌리티, 인텔리전스, 임베드먼트(embedment)의 속성으로 발전되고 있다. 모빌리티는 시간과 장소의 제한 없이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처리를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인텔리전스는 콘텐츠 형식 및 디바이스와 관계없이 정보 접근이 가능하게 진화하고 있다. 임베드먼트는 신기술의 요소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IT 진화에 의한 컨버전스IT는 과거 공급자 중심에서 기술을 강요했다면, 최근에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제공, 다른 산업의 생산성 증대 및 비용 절감 등 혁신의 툴로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컨버전스IT 중 최근 회자된 모바일 통신기술과 스마트폰은 우리의 물리적 시공간 개념을 바꾸고 있으며, 모바일에 의한 업무 처리를 보편화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 및 주식거래 서비스 사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모바일 뱅킹 사용 고객 수는 1185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6.1% 증가했으며, 일일 이용 건수는 조회서비스 194만1000건, 자금이체 37만5000건으로 각각 16.5%와 5.6% 증가했다. 금융 고유의 업무에 모바일 IT를 접속해 모바일 뱅킹이 가능하게 됐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 독자적이고 타 업종과 단절된 성장을 했던 IT는 현재 지도, 차량, 의료, 군사, 에너지, 교육 등은 디지털화된 IT와 융합돼 3D지도, 내비게이션 및 충돌방지 시스템이 장착된 스마트카, 검사 로봇, 발광다이오드(LED), 스마트그리드, 녹색 성장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래에는 일상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유틸리티산업으로 정착될 것으로 예측된다.
컨버전스IT는 또 SOC와 융합해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에 의한 디지털 산업 인프라, 홈네트워크에 의한 디지털 라이프 인프라, CCTV 및 원격관제에 의한 디지털 안전망, 원격진료 같은 디지털 의료 인프라 등의 서비스로 디지털화된 SOC를 제공하고 있다.
또 컨버전스IT는 새로운 경제 영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물리적 경계는 물론이고 가정과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도시와 농촌 등 영역 간 경계도 완화하고 있으며,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인 프로슈머(Prosumer)의 등장과 같이 경제 주체 간 경계도 허물면서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컨버전스IT는 타 산업에 파급되는 고용 유발 효과도 생산액 10억원당 5.1명으로 조선산업(4.2명), 자동차(3.7명), 철강(1.7명) 등 전통 제조업보다 높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 대기업의 일자리는 200만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130만명이다. 반면 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IT 기업이 주를 이루는 구로디지털단지의 직장인은 올해 2월 기준 12만4134명으로 지난해 10월 12만632명보다 3500명가량이 증가했다. 매달 1000명씩 업무 종사자가 늘고 있는 셈이다. 구로디지털단지의 일자리가 종로구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IT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산업이며, 휴대폰 공개 애플리케이션 장터 등도 1인창조기업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컨버전스IT에 의한 서비스는 이제 성별, 계층, 지역, 언어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기술로 자리잡고 있으며, 잉여이익 창출로 우리 삶에 부가가치를 주고 있다. 여러 산업의 생산성과 서비스 효율성을 높이는 데 컨버전스IT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IT 진화에 따른 융합하고 퓨전화한 기술 변화를 피하기보다는 모든 구성원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해 컨버전스IT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이 보이지 않게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IT산업의 진정한 목적이지 않을까.
변명섭 DK유엔씨 대표(동국제강그룹 CIO) MyungSup.Byun@Dong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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