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직원들에게 최대 라이벌이자 고객인 애플 및 소니와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라는 ‘함구령’을 내렸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 등 자사 제품을 사가는 최대 고객인 애플과 소니에 대한 발언을 삼가라고 직원들에게 주지시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직원 입단속에 나선 것은 스마트폰과 3D TV 시장 등에서 명운을 건 싸움을 벌이는 맞수이기도 한 애플과 소니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부품 조달원 등에 대한 비밀주의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한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을 삼성전자에서 공급받고 있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
이미 인터넷 IT 전문매체들은 아이패드를 낱낱이 분해해 삼성전자 부품 등이 사용됐음을 밝혔음에도 애플은 비밀주의 원칙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애플에 디스플레이 부품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의 파주 공장에 팀 쿡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방문한 사실이 언론보도로 알려졌을 때도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측으로부터 세게 항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는 소니와의 관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은 지난달 24일 비밀리에 방한해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만찬을 함께 했다.
사업 협력 파트너인 두 사람의 회동 계획은 사전에 알려졌고, 삼성전자는 난감해했다.
소니가 공개되길 원하지 않았던 스트링어 회장의 일정이 한국 언론에 그대로 새어나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중요 고객이자 경쟁자인 애플과 소니를 자극해 봐야 득이 될 것이 없다고 보고 오해를 살 수 있는 말이 나돌지 않도록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과 소니는 완제품 시장에선 경쟁상대이지만 주력 부품을 가장 많이 사가는 VIP급 고객이기도 하다”며 “불필요한 언사로 고객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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