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개막을 앞둔 온게임넷 스타리그가 지식재산권이라는 암초를 만나 리그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블리자드로부터 e스포츠 관련 권한을 확보한 그래텍과 협상하지 않으면 리그 파행 등이 우려되지만, 온게임넷은 블리자드와 대립하고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여전히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텍(대표 배인식)은 온게임넷에 리그 개막에 앞서 협상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공문에는 그래텍이 블리자드와의 계약을 통해 확보한 권리 등이 포함됐다. 공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재권 등의 권리를 침해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배인식 그래텍 사장은 “그래텍이 가지고 있는 계약 내 권한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내용만 담아 공문을 발송했다”며 “협상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e스포츠를 즐기는 팬들이 있는데 소송을 통한 리그 중단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방향”이라면서도 “아직은 시기가 아니지만 계속 협상을 거부하면 강수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지재권 침해는 바로 형사소송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기존 사례 등을 보면 소송 진행 중에 지속적인 지재권 침해를 막기 위한 가처분신청을 할 경우 곧바로 집행된다. 때문에 리그 시작 후에도 협상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거나, 협상을 거부하면 리그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번질 수 있다.
온게임넷으로서는 11일 개막 이전에 협상 여부를 결정해야 원만한 리그 진행이 가능하다. 문제는 e스포츠협회와 블리자드의 관계다. 양측이 여전히 대립만 하고 있을 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블리자드와 그래텍이 계약을 맺었음에도 협회가 여전히 그래텍을 협상 당사자로 인식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협회 이사사인 온게임넷으로서는 단독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온게임넷 관계자는 “(한국e스포츠협회와 그래텍) 양쪽 모두 신경써야 해서 정말 난처하다”며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는데,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하고 있어 조만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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