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1% 확률의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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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만나는 재미있는 확률의 세계

 제프리 S. 로젠탈 지음. 박민서 옮김. 도서출판 부표 펴냄.

 언제나 그랬듯, 환호와 실망감이 교차하며 6·2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끝났다. 사전 여론조사의 허점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입방아에 올릴 법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여론조사의 ‘실수’를 특별히 이해할 수도 있을 듯했다. 사전 여론조사 대부분의 응답률이 워낙 낮아 표심을 정확하게 반영한 결과가 나오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시도지사, 군수, 구청장, 교육감 등 무려 8개 선거가 동시에 이뤄지다 보니 일반 국민들은 너무나 생소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상당수 사람들은 일부 투표 항목에서 누굴 찍었는지 기억조차 못할 수도 있었겠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지난 1996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 실시한 공동 출구조사도 광역단체장을 제외하면 최종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와 달리 수많은 후보자들이 난립하는 지방선거에서는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통념에 상당 부분 수긍이 간다. 각종 시장조사 기관들이 특히 지방선거 때 자칫 신뢰도가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은 간만에 통계를 얘기해보자. 현대 정치에서 여론조사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때론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과 결합하면서 선거의 향배를 결정짓기도 한다. 그 맹점의 실체에 무지한 채 사람들은 여론조사를 맹신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여러 곳에 여론조사를 의뢰하곤 하지만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결과만 보여주는 경우도 다반사다.

 신간 ‘1% 확률의 마술’은 사회·정치·경제 현상 속에 확률의 원리가 녹아들어 있음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책이다. 일례로 모든 사람들은 대박의 꿈을 안고 로또를 사지만, 1등에 당첨될 확률은 814만분의 1에 불과하다. 한 사람이 로또를 산다면 일주일에 한 장씩 16만년을 꼬박 사야 겨우 당첨될 수 있는 확률이다.

 무작위성의 힘을 이해하면 게임에서 이길 확률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진정 승자가 되는 길은 인내심에 달렸다. 물론 승률이 제일 좋은 사람이 결국 가장 많이 이기겠지만, 매번 이길 수는 없다. 저자는 승률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연습과 인내를 거쳐 게임의 승률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세상의 질서와 삶이 모두 확률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눈앞의 일에 급급할 필요가 없다. 가능성이 없는 일은 무시하되 너무 극단적인 사고도 피해야 한다. 다만 생길 수 있는 모든 무작위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 충돌 위험이 있는 비행기가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는 것도 대표적인 확률의 사례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너무나 많은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여기서 우리는 단 두 가지만을 선택할 수 있다. 불확실성의 덕을 보거나, 아니면 무작위 그 자체를 이해하기 위해 확률을 공부하는 일이다. 만약 확률을 공부하겠다면 더 좋은 선택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불확실성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확률적으로 개개인의 삶이나 기업의 운명을 다르게 만들어줄 문제들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숙제다. 1만2000원.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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