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10년 세계경쟁력 조사’에서 지난해보다 4단계 상승한 23위를 기록했다. 지난 1997년 조사 이후 최고 수준이다. G20 국가 순위도 전년보다 1단계 올라 7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신속한 재정 및 금융정책을 통해 경제위기에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2년 연속 국가경쟁력이 상승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기분 좋은 결과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이 지난해보다 몇 계단 올라섰다’는 사실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마다 IMD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놓고 논란이 계속됐다. 실제로 국제 인터넷 대역폭 부문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44위로 평가받은 데 대해 그 누구도 명확한 설명이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심지어 과거 상위권에 올랐던 국가들이 하루아침에 부도위기에 직면하는 일도 발생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순위 상승보다는, 오히려 약점으로 평가받은 세부 항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경제 부문에서 생산성 및 효율성(14위→26위)과 노동시장(32위→35위)이 하락했다. 인프라 부문에서 기술(14→18위)과 과학(3→4위) 부문이 뒷걸음질쳤다. 외국인 직접투자와 포트폴리오 투자, R&D 시설 재배치 등은 약점 요인으로 평가됐다. 다른 아시아권 경쟁국의 변화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경쟁력 조사에서 싱가포르는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세계 23위였던 대만이 올해 무려 15단계를 뛰어올랐다. 중국도 20위에서 18위로 상승했다. 순위 평가 결과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이 아니라, 세계적 수준에서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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