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7년 국내 RF칩 업체인 에프씨아이(FCI)를 인수한 대만의 실리콘모션이 한국을 다시 찾았다. FCI 인수합병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 아래 또 다른 투자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서다.
왈라스 코우 실리콘모션 최고경영자(CEO)는 19일 “FCI를 인수해 기술과 시장,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며 “앞으로도 기술 수준이 높은 한국 IT업체를 찾아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IC칩, SD카드 컨트롤러 사업에 주력했던 실리콘모션은 2007년 FCI를 인수해 RF칩 시장에 진출했다. 모바일TV 단말기용 RF칩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당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RF칩 분야에서 퀄컴과 견줄 기술력을 가진 FCI가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코우 CEO는 “FCI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진입 장벽이 높은 CDMA RF칩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제 중국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인 ‘CMMB’ 기능을 지원하는 단말기에는 여지없이 실리콘모션의 기술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FCI의 고객을 자연스레 흡수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사를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얻었다. 특히 “FCI의 경쟁사였던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가 2006년 미국의 아날로그디바이스(ADI)에 인수된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과 달리 FCI와 실리콘모션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실리콘모션은 계열 벤처캐피탈(VC)인 콩코드캐피탈을 통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투자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코우 CEO는 “4년만에 다시 방문한 송도가 미래 도시로 탈바꿈한 데 경이로움을 느꼈다”며 “완벽한 무선 통신 환경, 친환경 건물, 철저한 보안 등 미래 도시의 모습을 갖춘 송도에서 다양한 기회를 찾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투자도 가능하지만 콩코드캐피탈을 통해 송도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