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룸, 2007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올리버 스미시즈의 특별 강연장에 국내 세미나에서는 보기 힘든 진풍경이 펼쳐졌다. 본 강연이 끝난 뒤 진행된 질의 응답에서 질문자들이 마이크 뒤에 줄줄이 줄을 섰다.
이례적으로 5명의 최근 노벨상 수상자들이 동시에 한국을 찾은 이날, 생화학분자생물학회 연례국제학술대회가 열린 코엑스와 세계수준대학(WCU)사업 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된 반포 메리어트호텔은 한국 과학계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젊은 과학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특히 노벨상 수상자들이 한국 과학계를 향해 쏟아낸 쓴소리와 조언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화학이 재미있어 의사의 꿈을 포기했던 올리버 스미시즈 박사는 의학전문대학원과 약대로 이과생들이 이동하는 것에 대해 “의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10분간 고민하지만 기초과학 분야 박사는 문제 해결이 10년에 걸린다”며 “이 두가지 직업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WCU심포지엄에 참석한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쿠르트 뷔트리히 미 스탠퍼드대 석학교수는 “젊은 신진 과학자와 노벨상 수상자 사이 그룹인 40세 이전 교수들이 역할 모델을 해줘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이들에 대한 과학적 지원이 상당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건국대가 19일 주최하는 기술융합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로저 콘버그 2006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는 “한국에는 스마트한 젊은 과학자들이 많지만 (우수 과학자 배출을 위한) 시스템은 열악하다”며 “한국의 젊은이들이 기초과학과 자연에 대한 궁금증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5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로버트 그럽스 박사도 창의성을 필수조건으로 꼽았다. 그는 “A학점만 받다가 실험실만 들어가면 예상과 다른 반응에 대한 대처법을 몰라 망하는 학생들이 있다”며 “어떻게 창의적 인재를 육성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도전”이라고 제언했다.
김유경·황태호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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