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앱스토어 시장.다윗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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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원 중기청 창업벤처국장

 지난 20세기 아날로그 산업은 규모의 경쟁이었다. 이 경쟁에서는 많은 인력, 많은 자본, 오랜 기간의 기술력이 승리의 주요인이었다. 한마디로 골리앗이 지배하는 시기였다. 다수의 소비자에게 포괄적으로 다가가는 유통과 마케팅 등 주변의 비즈니스 환경도 골리앗에게 유리했다.

 이 때문에 간혹 드물게 등장하는 다윗의 승리는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성공을 일궈낸 다윗들은 골리앗이 미처 신경쓰지 못하는 작은 시장을 공략하거나 큰 기업으로서는 효율이 작은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어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고는 했다.

 21세기 새롭게 열린 지식·디지털 산업 환경은 앞으로 더 많은 다윗의 탄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 앱스토어는 지난 2008년 7월 선보인 이후 유·무료 애플리케이션 13만개, 다운로드 횟수 20억건을 넘어섰다. 앱스토어는 개인·중소기업 등 누구나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판매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새로운 시장은 지역과 국경을 넘어서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불과 2년 전에 등장한 앱스토어는 모바일을 넘어서서 네트워크로도 확장되고 있다.

 앱스토어는 현재 창조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시장 형성과 성장이 동시에 이뤄지는 격변기에 있다. 이 같은 빠른 변화와 다양성은 덩치 큰 골리앗보다는 작은 몸집으로 창조성과 순발력을 자랑하는 1인 창조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가 된다.

 많은 인력, 많은 자본, 오랜 기간의 숙련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전체에 상품을 채워낼 수 있었던 골리앗조차도 벅찰 정도로 다양하고 넓은 무한 확장의 장(場)이 탄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골리앗의 입맛대로 상품을 선정해 내놓기도 어렵다. 전 세계의 소비자들의 개인화된 입맛을 개별적으로 맞춰낼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의 변화는 다윗과 골리앗이 대결하던 20세기 산업의 모양새도 바꾸고 있다. 창조적 개인 기업가를 자신들의 플랫폼에 모시기 위한 골리앗들의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그동안 시장장악을 위해 폐쇄적이었던 골리앗들이 자신의 플랫폼을 개방하고 창조적 1인 기업들에 자신의 플랫폼을 이용해 달라고 나서기 시작했다. 아니 아예 골리앗의 점유권조차 주장하지 않겠다고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더 편리한 플랫폼을 제공해 상품성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창조적 개인기업과의 공존 여부가 골리앗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중요한 요인이 된 것이다.

 바야흐로 더 많은 다윗의 탄생이 예견되고 있다. 그러나 이 많은 다윗의 탄생은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골리앗은 다윗의 돌팔매를 통해 더 강한 전사로 거듭날 수 있다. 소비자의 니즈(needs)가 시시각각으로 변할수록 다양한 돌팔매가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리앗이 다윗의 돌팔매를 챙겨 자신의 것으로 규격화한다면 생산과 유통이 동시에 이뤄지며 시장의 피드백이 거침없이 이뤄지는 새로운 장(場)의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제 골리앗과 다윗의 ‘아름다운’ 공존이 시작되고 있다. 20세기 산업의 발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커나가는 21세기 새로운 앱스토어가 창조적 1인 기업인 다윗과 대기업인 골리앗 간 공조를 통해 새로운 산업의 선순환을 일궈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승원 중기청 창업벤처국장 swseo@smb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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