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이 ‘교실 풍경’ 확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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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수정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증강현실 연구수업에서 학생들이 ‘마커’를 활용해 ‘기온과 바람’의 원리를 체험하고 있다.

대전 수정초등학교 5학년 과학 수업 시간. 삼삼오오 모여앉은 학생들 앞에는 PC 모니터와 웹카메라, 그리고 기하학적 무늬가 그려져 있는 작은 종이조각(마커)들이 놓여있다.

학생들은 낮과 밤의 육지와 바다의 기온 차이에 따라 바람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원리를 ‘마커’를 활용해 창조된 증강현실을 통해 직접 체험했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한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이 교실의 풍경을 바꿨다. 대전시교육청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등과 증강현실 교육 시스템과 콘텐츠를 개발, 지난해부터 수정초등학교의 과학·수학·영어·사회 수업에 적용했다.

아직 실험단계이지만 학생들의 수업 몰입도가 높아 수업을 지켜본 교사들의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수정초등학교의 ‘증강현실 기반 실감형 학습시스템’은 학습교재를 사용하는 교실의 학습환경을 실제 세계로 보는 동시에 학습내용과 관련된 부가적인 정보를 가상객체로 제시한다.

시스템은 학습 교재, 클라이언트(마커인식기·콘텐츠 뷰어), 3D 콘텐츠 저작도구, 콘텐츠 저작도구,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구성된다. 사각형 모양의 기하학적인 ‘마커(Marker)’안에 ID 정보를 삽입하고 이를 책의 페이지에 부착하면 웹캠이 이를 인식한다. 학생들은 이동형 마커나 콘트롤 마커를 활용해 모니터상에 만들어진 가상 객체들에 대한 인터랙션을 수행한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해 예산 1억원을 확보해 KERIS와 함께 과학 콘텐츠를 직접 개발하는 등 증강현실의 교육 현장 적용에 적극적이다.

정흥구 대전시교육청 과학직업정보과 장학사는 “현재 정확한 연구학교 확대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지만 꼭 연구학교 형태가 아니더라고 대전시 다수 초등학교로 증강현실을 활용한 수업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증강현실 교실이 초기 단계인 만큼 개선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수정초등학교에서 증강현실 콘텐츠 개발과 수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온 김귀영 연구부장은 “어린 학생들이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마커와 마커를 인식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아직 부족하고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증강현실 콘텐츠도 부족하다”며 “국내 증강현실 콘텐츠 개발을 위한 저작도구 기술도 더 향상돼야 더 많은 교실에 AR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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