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들이 초당 요금제 도입이라는 만만치 않은 악재를 가뿐히 넘기는 모습이다. 지난 3일 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텔레콤도 초당 요금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지만 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견해가 압도적이다.
초당 요금제는 연간 수천, 수백억원의 매출을 갉아 먹는 악재다. 증권가는 초당 요금제로 KT는 연간 1200억원, LG텔레콤은 700억원 가량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의 각 0.6%, 0.9% 수준에 불과하지만 수익 또한 비슷한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초당 요금제 도입 발표가 있었던 3일 KT의 주가는 오히려 0.61% 올랐다.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와 달리 통신주들의 체력이 좋아지면서 악재에 휘둘리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바일 부분의 빠른 성장 속도가 초당 요금제로 감소하는 매출·이익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KT의 초단위 요금제 실시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초당 요금으로 가입자 당 평균요금(ARPU)이 약 1.7%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향후 무선인터넷 및 기업고객(B2B) 매출 증가로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요금 인하 요인을 반영해도 올해 평균 사용요금이 3.34%, 내년에는 +0.41%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성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도 “KT 스마트폰 사용자의 평균 요금은 약 5만원 수준으로 전체 가입자의 평균 요금인 3만2000원을 웃돈다”며 “목표대로 연내 180만명 가량의 스마트폰 가입자가 확보된다면 데이터 평균 요금의 상승이 초당 요금제의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하고 남는다”고 평했다.
4일 증시에서 KT는 1.32%(650원) 내린 4만8700원으로 마감했다. LG텔레콤은 변동없이 8300원을 유지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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