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시 현지 언어를 몰라도 스마트폰만 갖고 있다면 언어 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여행자가 스마트폰에 대고 말하면 자동으로 현지 언어로 음성화돼, 현지인이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인이 답해주는 말도 역시 스마트폰으로 여행자가 인식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될 수 있다.
이는 미래 기술에 대한 전망이 아니다. 이미 이 같은 기술은 현실화됐다.
3일 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최근 독일 칼스루에 대학 연구진 등은 애플 앱스토어에 음성을 음성으로 번역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지비고’(Jibbigo)라는 애플리케이션은 스페인어와 영어, 일본어와 영어, 중국어와 영어 간 음성 번역이 가능하다. 언어 간 서비스가 확대된다면 해외여행이나 국제 콘퍼런스 등에서 현지 언어나 영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데 따른 불편함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사례는 최근 열리고 있는 음성인식 및 번역 기술 시대를 엿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음성인식 및 번역 기술이 음성을 문자로 바꿔주는 수준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음성을 자막으로 바꿔주는 기술은 서서히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구글은 지난 3월부터 음성을 자막으로 바꿔 보여주고 번역하는 기술을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예로 유튜브에서 올려진 미국 스탠퍼드 대학 로렌스 레식 교수의 인터넷 자유와 관련한 강연 영상을 보면서 자막을 원한다면 화면 아래 ’cc’ 마크를 눌러 캡션을 설정하면 된다.
인위적으로 미리 자막을 만들어 띄운 게 아니라 기술적으로 음성을 인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영어에 대한 인식은 80% 수준까지 접어들었다고 분석하지만, 한국어에 대한 인식률은 아직 상당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구글이 선보인 음성검색 및 번역 기술의 확장으로, 앞으로 다양한 시도들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트랜드는 산업적으로도 음성인식 기술이 발전할수록 언어의 장벽 없이 모든 콘텐츠가 자유롭게 유통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영어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글로벌 콘텐츠가 될 길이 열린 셈이다. 음성인식 및 번역 기술의 발전은 한국 콘텐츠 사업자에 희소식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구글은 일본과 중국에 번역 기술 전문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번역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져 텍스트뿐만 아니라 웹사이트 자가 자동 번역된다면 영어 콘텐츠의 중국 및 일본 시장 공략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인식 및 번역 기술을 놓고 구글뿐만 아니라 전 세계 IT 업계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말 음성 인식 및 웹 검색 기술을 보유한 업체인 ’시리(Siri)’를 인수했다.
구글과 달리 검색 기술이 없는 단점을 보완하고 모바일 기기에 검색어 입력의 창구가 될 음성 인식 기술을 자체적으로 갖겠다는 애플의 시도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국내기업도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상반기 내로 음성 검색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최근 밝힌 데 이어 수년간 연구를 진행해오던 NHN도 하반기를 목표로 음성 검색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강정수 연세대 경영학 박사는 “문자와 언어, 언어 간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세계의 모든 데이터가 이용될 수 있다”면서 “다른 언어를 가진 웹과 콘텐츠가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된 셈으로,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이 쏟아낸 데이터들이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시장을 놓고 구글과 애플 등의 글로벌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인터넷 분야에서 혁신은 계속되는데 국내 기업은 지금까지 이룩한 것에 대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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