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규모의 산업 발전단계에서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뒤처지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주체가 있어야 합니다.”
안철수 카이스트(KAIST) 석좌교수는 2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와 같은 산업 규모에선 IT를 총괄할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 교수는 “대기업은 지속적으로 혜택을 누리고 새로운 기업은 불이익을 받는 구조에다 시장이 공정하지 않으며 산업 지원 인프라가 허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우리의 편협된 시각 중 하나는 하드웨어 기기에 여러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새롭게 하는 데 치중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시각이 현재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의 성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하드웨어만 잘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콘텐츠가 똑같은 비중으로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이 같은 시장구조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의 규제완화 노력보다 감시기능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우리나라 IT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의 90%는 중소 벤처기업에서 나오지만 이들의 성공 확률은 매우 낮다”며 “대기업이 이익을 대부분 가져가는 구조로 정부가 감시기능을 강화해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정부가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부족한 감시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불공정행위 적발 시 ‘일벌백계’하는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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