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보도/유럽진출 IT기업, 재고 소진 잇따라…피해 가시화

 유럽 항공대란 여파로 유럽에 진출한 국내 일부 IT업체들의 재고가 이미 소진되는 등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상당수 업체들은 천재지변을 감안해 바이어들이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일부 업체들은 매출 감소와 신뢰도 저하를 우려했다.

 20일 KOTRA가 유럽 주재 9개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옛 무역관)를 통해 19일 현지 17개 IT기업(판매·생산법인)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이미 4곳이 일부 모델에 대해 재고가 소진됐다고 밝히는 등 현지 제품 생산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상당수 기업이 재고 소진기간을 1주일 이내로 응답해, 사태가 장기화시 피해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KOTRA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에 소재한 반도체 판매업체로 ‘재고소진’이라고 응답한 A사는 “반도체 호경기로 재고가 바닥난 가운데 항공대란 발생으로 제품 조달에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이탈리아, 스페인, 북아프리카 등지를 통한 내륙운송 등의 차선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에서 휴대폰·가전제품을 판매하는 한국IT기업 2곳도 ‘휴대폰 확보가 어렵다’며 “물류시스템 회복 지연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응답했다. 두 회사 모두 일부모델의 경우 이미 재고가 소진됐다고 밝혔다. 헝가리에서 휴대폰과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B사의 경우는 휴대폰 수급 어려움을 토로하며 “휴대폰의 시장내 적기공급 불가능시 노키아, 지멘스 등 경쟁사와 비교해 매출감소와 시장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생산에 타격을 받는 업체도 잇따르고 있다. 슬로바키아에서 휴대폰·가전제품을 생산하는 C사는 “가전제품은 해상으로 운송하지만 휴대폰 생산에 필요한 일부 부품은 항공편으로 수송해 이미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말했으며, 헝가리에서 TV·모니터·셋톱박스를 생산하는 D사는 “일부 품목 생산라인 문제 발생이 예상된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밖에 덴마크에 진출한 LED업체 E사는 “지난주 독일에서 개최된 국제조명빌딩 전시회에 참가했으나, 상담 예정된 유럽 바이어 150명이 항공대란으로 불참해 수출마케팅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현지 영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윤재천 KOTRA 구미팀 처장은 “타격을 받고 있거나 3∼4일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응답한 기업들은 항공운송을 이용하는 IT·전자기업으로 조사됐다”며 “향후 한-EU FTA 등으로 확대되는 유럽시장내 물류기지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시장진출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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