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메가트렌드 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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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가트렌드 차이나

 존 나이스비트, 도리스 나이스비트 지음. 안기순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지난해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 위기는 전 세계 경제력의 지형도가 서서히 변하고 있음을 새삼 되짚어 볼 계기가 됐다. 당시 모든 나라가 수많은 대책들을 쏟아내도 꿈쩍 않던 침체 국면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커다란 물꼬를 튼 곳은 다름 아닌 중국이었다. 중국의 대표 내수 진작책이었던 가전하향 정책은 IT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디스플레이 산업을 시작으로 가장 빨리 성장 반전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 한때 전 세계 첨단 산업의 선두에서 중국을 폄하했던 일본은 어떤가. 중국 시장의 가능성에 일찍 눈 떠 공장을 진출시키긴 했지만 현지화 전략에 실패한 결과, 엔고 악재까지 만나면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존 나이스비트는 중국을 더 이상 ‘세계의 공장’ 정도로 치부할 수 없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 일찍이 메가트렌드라는 개념을 정립하고 정보화, 글로벌 단일 경제체제 출현, 아시아의 부상 등을 정확히 예견했던 그가 이제 메가트렌드의 종착지 ‘중국’을 파헤쳤다. 지금까지 중국을 다룬 수많은 분석·예측서들이 나왔지만 대부분 그 실체에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서구의 시각에만 머무른, 이른바 ‘오리엔탈리즘’의 연장선이었다. 나이스비트는 중국 내부인의 시선으로 일체의 선입견을 배제한 채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구했다. 10년 이상 중국에 머물며 정부 고위 관료들은 물론 언론인·기업가·학자·예술가·반체제인사, 심지어 국외 추방자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면담과 자료 수집을 통해 실상에 접근하려 했다.

 그에게 중국은 더 이상 과거형이 아니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특유의 방식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있는 패권국이다. 오는 2050년이면 중국은 새로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이 거론한 중국의 원동력은 그동안 우리가 사로잡혀 있었던 편견을 불식시킨다. 정신의 해방, 하향식 지도와 상향식 참여의 균형, 실사구시 정신이 이끄는 성장, 미래 문화를 선도할 예술과 학술의 힘, 세계속에 중화권 형성… 나이스비트가 전하는 결론은 분명하다. 진짜(Real) 중국을 모른다면 기업들의 현지화 전략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1만8800원.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