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할인점에서는 손쉽게 살 수 있지만 우리나라 대형 할인점에서 구입할 수 없는 정보기술(IT) 제품은 뭘까?
여러 IT 품목이 있겠지만 국내 대형 할인점에서 가장 구매하기 힘든 품목은 안티바이러스·윈도우 프로그램 등 같은 소프트웨어(SW)가 대표적이다.
시만텍 컨슈머사업부 송한진 차장은 “미국은 베스트바이 등 대형 매장에서 판매되는 안티 바이러스 물량이 상당하다”며 “국내에서도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그동안 애써봤지만 대형 매장 측에서 ‘SW가 판매될 지 의문’이라며 판매를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만텍 등 SW 업체들은 이윤을 많이 남기지 못해도 브랜드 인지도 향상 측면에서 판매처를 다각화하기 위해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매장의 문을 두드려보곤 하지만 무위에 그치고 있다. 대형 매장과 연결된 중간 유통업체의 비싼 수수료를 감수하고 공급을 시도했지만 ‘대형 먼지만 쌓이는 물품을 취급하고 싶지 않다’며 문전 박대를 당한 것이다.
실제, 한글과컴퓨터가 한글 815판 등을 대형할인점에 공급한 적이 있지만 판매 실적이 저조해 소리 소문없이 진열대에서 사라진 바 있다.
SW가 국내 대형할인점에서 눈길을 끌지 못하는 데는 우리나라에서 전자상거래 문화가 워낙 발달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의 천국인 우리나라는 어떤 물품이든지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판매 가격 또한 오프라인에서 구입하는 것 보다 저렴해 굳이 SW를 대형마트에서 구입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안티바이러스의 경우 광범위하게 무료로 보급, 대형 할인점에 발을 들여놓기가 녹록치 않다.
트렌드마이크로 관계자는 “작년 미국에서 온라인 대 오프라인 안티바이러스 판매 비율이 57% 대 38%로 온라인 판매가 높은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은 온라인 판매 비중이 더 높다”며 “SW 가치를 인정하고 생필품처럼 구매하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불법 SW 사용율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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