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높은 줄 모르는 `프리미엄 가전`

소위 ’프리미엄 제품’이나 ’명품’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높아지면서 최고 부자들을 겨냥한 고급 가전제품시장도 계속 달아오르고 있다.

억대에 이르는 고급 외제 승용차나 명품 시계, 의류처럼 이제 국내 가전시장에서도 웬만한 중산층들도 버겁게 느끼거나 아예 근접하기 힘든 수준의 가전제품들이 속속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23일 가전업계와 유통사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의 전략상품인 3D LED TV를 내놓기 위한 출시시점을 막바지 내부 조율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주력상품이었던 LED TV의 최대 사이즈가 55인치였지만 3D LED TV는 각각 65인치와 72인치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3D LED TV의 출고가는 지난해 주력상품 LED TV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5인치 LED TV의 출고가격이 650만∼690만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의 65인치 제품과 LG의 72인치 제품 출고가는 1천만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세계 평판 TV시장 1,2위를 다투는 두 회사의 고가제품 전략도 수제품에 가까운 세계 최고급 제품을 내놓는 덴마크 프리미엄 AV(오디오.비디오)업체 뱅앤올룹슨을 따르지는 못한다.

이 회사가 지난달 런칭한 103인치 풀HD(초고화질) PDP TV ’베오비전4-103’의 가격은 무려 2억2천만원에 이른다.

TV에만 프리미엄 제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주부들이 선호하는 독일의 프리미엄 주방가전업체 밀레의 세탁기는 고어텍스나 윈드스토퍼 등 특수섬유를 모두 세탁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고 한 번 생산한 제품은 장기간 생산하기 때문에 애프터서비스 등의 걱정 없이 오래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세탁기는 8㎏급 제품 출고가가 448만원이며, 일체의 할인판매도 없고 양판점에서 공식 판매하지도 않는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산 세탁기 가운데 13㎏급 이상으로 여러 기능을 갖춘 세탁기의 출고가가 170만원대지만 유통과정에서 이보다 싸게 팔리는 점과 크기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네 배는 더 비싸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냉장고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은 신형 지펠 냉장고의 경우 740ℓ 용량 제품의 출고가가 190만∼230만원 사이이고 LG전자가 기존의 홈바 대신 매직도어 방식을 채택해 만든 752ℓ 디오스 냉장고 신형 모델의 출고가는 230만∼270만원대다.

하지만 미국 주부들에게 ’꿈의 냉장고’로 알려진 수제 냉장고로, 주로 고급빌라나 주상복합 펜트하우스 등에 들어가는 서브제로 빌트인에 비하면 삼성, LG의 최고급품 가격은 ’엔트리 모델’에도 끼지 못한다.

서브제로 홈페이지에는 수제품 냉장고라는 이 회사의 빌트인 냉장고 가격을 형태와 크기에 따라 880만∼3천520만원선으로 소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급 명품 제품은 업체에는 고수익 상품이고 부자들에게는 소비를 차별화하려는 심리를 만족시켜주기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다”며 “수요측과 공급측의 의지가 맞물리면서 프리미엄 제품 시장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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