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2차전지 업체 전문인력 `하늘의 별따기`

 최근 2차전지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면서 전문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특히 젊은 구직자들이 지방 근무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중소 지방업체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SK에너지 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코캄·이아이지 등 중소 2차전지 업체까지 연구개발(R&D)과 기술분야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있지만, 조건에 맞는 인재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분야에서만 올해 안에 300여명의 연구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대학에는 관련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 손에 꼽을 정도여서 비전공자 가운데 일부를 채용, 재교육해 연구소에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SK에너지 역시 지난해부터 전기자동차 사업 본격화를 위해 관련 인력 채용에 나섰지만 기대만큼을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중소업체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대부분 천안·아산·대구 등 사업장이 지방에 있어 젊은 구직자와 기술경력자들이 현지 근무를 꺼린다.

 전기차용 2차전지 중소업체 관계자는 “올해 R&D와 엔지니어 10여명을 채용할 예정인데 회사에 적합한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고, 젊은 구직자들은 지방근무를 아예 꺼려 대기업에 준하는 혜택을 줘도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R&D 인력의 지원을 강화하고, 연구소를 아예 서울 근교인 안양으로 옮긴다는 계획까지 세워놓았다. 이 회사는 비전공 신입 직원을 채용해 자체 직원 양성 프로그램으로 3년가량 양성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이럴 경우 R&D 인력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대기업은 중소기업에서 인력을 조달한다. 관련 중소기업들은 반발했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2차전지 사업 육성을 위해 지방 소재 기업 전문인력까지 공격적으로 빼가고 있다”며 “중소 업체에서 근무하던 전지 전문 인력이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2차전지 산업은 향후 전기차 등으로 인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돼 인력 부족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며 “정부가 2차전지 인력 양성에 나선다면 산업 경쟁력은 물론이고 실업률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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