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 거래제 도입 시점 신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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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경제연구소 주최로 1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경제적 효과와 활성화 전략 국제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기후변화센터 박사의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경제적 효과와 촉진방안’에 대한 발표를 듣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도입 시점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른 국가들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단독으로 도입할 경우, 일부 산업에서는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2020년 이산화탄소 감축비용을 추산한 결과,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직접규제에 비해 감축비용을 60% 정도 절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 예상 국내총생산(GDP)이 △탄소 규제가 없을 때=변동 없음 △규제(Cap)만 적용했을 때=1.6% 감소 △배출권 거래제(Cap & Trade) 도입 시=0.6% 감소할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지훈 삼성경제연수 수석연구원은 “일부 분야에서 배출권 거래제 도입으로 매출이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더라도, 국가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배출권 거래제가 규제만 도입한 경우에 비해 GDP 감소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연구소는 철강·비철금속·광물·석탄산업 분야는 배출권 거래제 도입으로 인해 수출에서 매출의 감소가 크게 나타난다고 밝히며, 수출 감소의 대부분이 수출 상대가격의 상승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번 연구가 한국에만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는 것을 가정했기 때문에 그 상승이 더욱 크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연구소는 한국 이외의 국가, 특히 일부 산업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들이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한다면 수출가격의 상승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배출권 거래제 도입 시점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이유다.

 무엇보다 연구소는 원활한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위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대상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 대한 선진국 수준의 검증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해외 제도와 연계하기 위해 의무감축국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해야 하고, 글로벌 수준의 검증 시스템을 구축해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영국 외무성의 ‘저탄소-고성장-전략 프로그램 기금’을 지원받아 2009년 4월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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