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의 세계, 실감미디어] <1부-4>휴대폰의 새 성장동력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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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열풍은 휴대폰 업계에도 불고 있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은 역성장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만 스마트폰 등 고가, 고사양 단말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3D라는 새로운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휴대폰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사는 혁신적인 기술을 원하는 고객을 겨냥해 잇달아 3D 휴대폰을 선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휴대폰을 위한 3D 디스플레이가 2009년에 220만대 수준에 오르고 2018년에는 71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을 연간 9억대라고 볼 때 8% 정도를 차지하는 수치지만 고가의 단말 가격을 고려하면 제조사에 적지 않은 수익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시장은 이제 걸음마=3D 휴대폰 시장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가 DMB를 2D와 3D로 볼 수 있는 3D 휴대폰을 출시했지만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했다. 3D 콘텐츠 부족과 함께 디스플레이 기술 한계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근래에 들어서는 일본 히타치가 지난해 초 KDDI와 함께 60만원대 3D 휴대폰 ‘우(Wooo) H001 모델’을 선보였다. 이 단말은 키보드 하단에 3D 버튼을 갖춰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휴대폰 스크린의 이미지가 3.1인치 LCD 화면 위로 솟아오르는 듯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다시 3D 휴대폰에 도전 중이다. 이르면 이달 3.2인치 3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풀터치스크린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일반 3D 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화면을 분할해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형태다. 별도 안경이 필요 없고 2D·3D 변경 시 해상도 변화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위성방송 티유(TU)가 제공하는 3D 콘텐츠와 3D용 게임도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은 일명 ‘아바타폰 마케팅’으로 바람몰이를 한다는 전략이다.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성방송 콘텐츠와 게임, 동영상 등 3D 콘텐츠를 한시적으로 무료 제공할 예정이다.

 모토로라·HTC 등 다른 제조사도 기술 경쟁력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3D 휴대폰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3D 휴대폰은 안경이 필요 없는 자동 입체 방식(auto stereoscopic) 기술이다. 3D 휴대폰에 쓰이는 LCD는 작은 크기, 저해상도에서 크면서 고해상도로 변화하고 있다. LCD 대신 AM OLED를 탑재하는 휴대폰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기술은 우리 기업이=3D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3D 콘텐츠 제작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한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디스플레이·칩 등 핵심 기술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인정 받고 있는 수준이다.

 기술 수준으로 볼 때 사실상 첫 3D 휴대폰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히타치 3D 휴대폰에도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D 휴대폰의 핵심 부품인 3D LCD를 케이디씨정보통신이 공급한 것. 케이디씨정보통신은 지난 2006년 특수 안경 없이 3D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3D LCD를 개발한 후 기술력 업그레이드를 지속해 히타치에 LCD 20만대를 공급했다. 기존 3D폰이 휴대폰 화면에 입체감을 더한 수준이라면 히타치의 휴대폰은 3D로 제작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케이디씨정보통신은 미국 3D 전문투자펀드 심포니 3D 홀딩스로부터 1500만달러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엠텍비젼은 영국의 모바일칩 제조기업 암(ARM)의 ‘모바일 3D 핵심기술 2.0버전’을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해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원천기술을 개발함으로써 해외 진출 역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중견 하드웨어 기업들이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지만 콘텐츠 부족과 높은 가격은 여전히 문제다. 3D 영화가 잇따라 개봉되고 3D 제작용 카메라와 캠코더가 보급되면서 휴대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더욱 많은 3D 콘텐츠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시장에 단말이 확산되면 자연스럽게 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3D 휴대폰 바람은 짧은 시간에 지나가는 유행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작은 3D 이미지나 동영상을 휴대폰을 통해 시청하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지만 실생활과 연계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빠져 있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눈의 피로 등을 불러일으켜 건강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초기 3D 서비스는 휴대폰 3D UI

휴대폰 3D 솔루션은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서 시작돼 점차 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UI에 3D를 도입했다. 더 생동감 있고 화려한 그래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시장에는 삼성전자 햅틱 아몰레드, LG전자 아레나, 팬택계열 스카이 큐브릭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등 3D UI를 내장한 휴대폰이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모두 60만원대 이상의 고가 제품이다.

 햅틱 아몰레드는 3D 큐브(입방체)와 같은 UI로 잘 알려져 있다. 6개 면에 각각 게임, 멀티미디어, 인터넷 등의 메뉴를 담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레나폰 역시 3D 큐브를 적용했고 일반 메뉴도 모두 3D로 구성해 생동감을 높였다. 팬택계열의 큐브릭폰은 한 면에 여러 기능을 함께 묶은 카테고리를 담아 이용에 편리하도록 배려했다.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3D UI는 다른 휴대폰들과 다소 다르다. 바탕화면을 3D 테마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으로 사용자가 터치할 때마다 움직이는 3D UI가 아니다.

 UI와 함께 휴대폰 3D는 게임을 통해 발달해왔다. 2004년부터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이 잇달아 3D 그래픽 지원 휴대폰 시장에 합류하면서 3D 게임 휴대폰이 보편화됐다.

<특별취재팀> 강병준 차장(팀장 bjkang@etnews.co.kr), 김원석 기자, 양종석 기자 류경동 기자, 황지혜 기자, 허정윤 기자, 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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