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공학이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SW공학은 사용자 요구사항 분석과 SW 설계, 구현, 시험, 유지보수 및 폐기까지 SW 생명주기 전 과정에 걸쳐 적용되는 공학적인 접근 방법이다. 이 수준이 높을수록 개발 체계가 잘 정립돼 품질이 우수하고 혁신적인 SW를 개발할 수 있다.
3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원장 정경원) SW공학센터(센터장 이상은)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국내 SW기업 10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SW공학 수준 평균 점수는 56.6점으로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SW공학 수준은 프로세스·인력·기술 세 영역에 걸쳐 개발 프로세스 이행과 내재화, 사내 전문가 보유, 프로젝트 수행 역할체계, 조직원 역량 강화, 시스템 인프라, 개발 표준 및 기법, 정보 활용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한다.
80점 이상인 상급(Advanced)은 프로세스·인력·기술 세 영역이 균형을 이루며 실제 업무 환경에서 모두 성과를 보이는 조직이다. 중급(Average, 80∼60점)은 세 영역의 일부만이 실제 업무환경에 성과를 보이며 일부 영역에 대해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이뤄지는 조직을 말한다. 하급(Absent, 60점 이하)은 세 영역이 매우 불균형적이며 불완전한 상태로 모든 조직원의 의지와 노력이 시급한 조직이다.
공학센터 조사에서 국내 기업은 프로세스 수준 점수가 60.4점, 인력 수준 점수가 51.7점, 기술 수준 점수가 56.5점으로 세 영역 모두 하급으로 나타났다. 개발 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품질이 우수하고 혁신적인 SW가 개발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상은 SW공학센터장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SW공학 수준을 일괄적으로 평가한 사례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미국이 90점대, 인도를 80점대로 본다”며 “최소한 60점은 넘어야 SW를 개발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보는 게 세계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폰과 같이 미래산업 발전은 SW와 접목을 통한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융·복합 신제품 창출 여부가 관건”이라며 “국내기업들은 HW에만 치중하고 SW를 등한시하면서 최근 풍성한 애플리케이션을 바탕으로 전 세계 IT 시장을 뒤흔드는 애플의 공세를 허용했다”고 꼬집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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