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사장 김쌍수)가 크게 개선된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고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전기요금 현실화를 명분으로 요금 인상을 위한 논리를 꾸준히 모색하는 이 회사로선 실적 개선이라는 호재가 그저 반가운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전이 2일 공시한 실적자료에 따르면, 개별실적을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33조6천857억여원으로 전년 대비 6.86% 증가했다. 그 뿐만 아니라 영업손실도 전년 3조6천592억원에서 5천687억원을 기록해 6분의 1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한전이 100% 출자한 6개 발전자회사와 연결기준으로는 1조3천5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 반전에 성공했다.
한전 측은 환율하락과 국제 에너지 가격에 따른 전력 구입비 하락 등 외부요인도 긍정적이긴 했지만 2008년 11월과 지난해 6월 두 차례 단행된 요금인상을 실적 호조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한전 관계자는 3일 “아무래도 두 차례에 걸친 요금인상이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요금 인상 문제와 맞물려 실적이 좋아졌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민감한 일반 소비자와 산업계에서 ‘실적이 좋아졌는데도 한전이 요금을 올리려고만 한다’는 여론의 역풍이 일어나지 않을까 봐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한전이 경영 혁신 등 스스로 고통을 감내하지 않은 채 요금 인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경영 실적을 개선하려고만 한다는 비판론도 한전이 올해 2분기로 예상되는 요금 인상에 앞서 넘어야 할 문제다.
한전 관계자는 “발전설비 건설 과정에서 경비를 절감하는 등 자구 노력으로 지난해 1조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한 점도 인정해야 한다”며 “요금 인상은 현재 생산 원가와 비교하면 전기요금이 낮은 구조적 문제를 정상화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전은 올해 경영 실적이 지난해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대국민 설득 작업을 지속, 전기요금 인상안을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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