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식의 부의 미래] `부의 게임` 룰이 바뀌고 있다

 “위기 이후의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앞으로 유망한 산업은 어떤 것이 될까요.”

 이런 질문을 받으며, 1970년대에 지방에서 올라와 운수업을 하시던 분과 얼마전 강남대로가 내려다보이는 스카이라운지에서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났다.

 “제가 상경할 당시 이곳은 볼품없는 논밭이었습니다. 어렵게 서울까지 왔는데 번듯한 강북 중심가에 자리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종로구에 전세로 집을 구했죠. 아마 그 돈이었으면 이곳에 땅 1000평은 사고도 남았을 겁니다.”

 이 한마디는 강남의 변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변화를 상징하는 말이라고 해도 좋을 듯 하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내가 예측하기에 다가올 20년은 지난 100년의 변화를 압축한 것보다 더 혁신적이고 충격적일 것이다. 과거에 강북에 전세 집을 마련했던 그 분은 조금 여유있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을 안타까워 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미래의 변화를 놓칠 경우 과거의 성공뿐만 아니라 삶의 기반 자체를 잃을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산업혁명 시대에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기고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나앉게된 사람들, 정보혁명 과정에서 스러진 음반산업을 되새겨 보라. 앞으로는 이런 규모의 변화가 산업과 사회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또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산업 전반에 걸쳐서 새로운 게임의 룰이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필자는 가깝게는 2010년 올해 휴대폰 산업에 새로운 게임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지금 ‘통신’으로 대표되는 휴대폰 1.0의 시대가 지나고 ‘업무’와 ‘놀이’로 진화한 휴대폰 2.0의 시대가 스마트폰이라는 이슈로 본격화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휴대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내가 보기에 향후 거의 모든 휴대폰은 스마트폰화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아이폰이나 모토로이 등의 열풍은 유행으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가상공간이 2D에서 3D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휴대폰이 통신수단에서 업무와 놀이 수단으로 발전해 가는 진화를 막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흐름이 얼마나 빠르냐에 따라 한국 휴대폰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변한다는 것이다. 기존 휴대폰 1.0에서는 하드웨어 성능이나 디자인이 중요했지만, 휴대폰 2.0 세계에서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양과 질이 승부의 관건이다. 즉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 룰이 바뀌면 승자도 바뀐다. 이런 미래가 현실화되면 지금까지 세계시장 30%를 점유했던 한국 휴대폰 산업은 새로운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실제로 올 초 미국에서 삼성전자 ‘옴니아2’는 ‘하드웨어는 좋지만, 소프트웨어는 끔찍하다(terrible)’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국내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즉 휴대폰 세계 점유율 30%의 신화를 일궈낸 한국 스마트폰이 새로운 룰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과연 이런 현상이 앞으로 휴대폰 시장에만 국한될까?

 개인의 성공과 부자됨의 룰도 바뀌고 있다. 우리는 지금 자산버블과 신용버블이라는 양대 버블이 동시에 붕괴하며 발생한 글로벌 경기침체를 거치면서 부의 효과가 막을 내리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부의 효과란 부동산과 주식의 호황으로 인한 자산가격 상승으로 총소득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미래사회는 부의 효과가 마감되고 남들보다 빠르게 미래변화를 읽고, 발빠른 준비와 대응을 통해 새로운 영역들에서 새로운 소득 창출을 하여 성공과 부를 창조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쯤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 혹은 당신이 속한 회사는 이런 변화에 대비하고 있는가?”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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