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ㆍIT기기에 푹 빠진 미국 아이들

미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컴퓨터, TV, 휴대전화, 비디오게임기 등 엔터테인먼트(오락) 미디어에 빠져서 살고 있다.

다소 충격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들이 이러한 기기를 이용하는 시간은 무려 하루 평균 7시간 38분이다.

27일 미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카이저 가족 재단이 8∼18세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담은 연구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아이들이 TV와 휴대전화 등 오락 미디어를 2가지 이상 동시에 이용하는 ‘멀티태스킹’을 감안하면 이용 시간이 하루 11시간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했다.

말하자면 학교에 있거나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매분(Every Minute)’ 이런 오락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조사 시점은 지난해이며, 5년 전인 2004년과 10년 전인 1999년 실태와 비교했을 때 오락 미디어 이용 시간이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더욱 문제는 조사 대상 아이들의 70%가량이 가정에서 TV나 PC, 비디오게임 등을 사용하는 시간에 대해 아무런 규칙이 없다는 것이다.

인종 별로 미디어 이용 시간이 큰 차이를 보였다.

모든 미디어 이용시간을 단순 합산하면 흑인과 남미계인 히스패닉 아이들은 하루 평균 13시간으로 백인의 하루 평균 8시간 36분에 비해 4시간 24분이 많았다.

TV 시청 시간만을 보면 흑인은 6시간, 히스패닉은 5시간 30분, 백인은 3시간 30분으로, 흑인이 백인의 배에 가까웠다.

올드 미디어인 TV 시청 시간은 5년전인 2004년에 비해 하루 25분이 줄었지만, 온라인과 휴대전화를 통한 TV 시청은 증가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아이들은 특히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킹에 빠져 있다.

이들의 40%가 매일 소셜 네트워킹(SNS) 사이트에 접속해 평균 1시간을 보내고 있다.

휴대전화 이용률은 5년 전 39%에서 66%로 크게 증가했다.

7-12 학년생들의 경우 하루 평균 33분 동안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1시간 35분을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받는다. 이들이 하루에 보내는 문자메시지는 평균 118개로 음성통화보다는 문자메시지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

미디어 이용 습관은 학교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다하게 이용하는 ‘헤비 유저’들의 47%는 대부분 과목에서 ‘C’나 그 이하를 받을 정도로 좋지 못하다고 답했다.

반면 오락 미디어를 조금만 이용하는 사용자 중에는 ‘성적이 좋지 못하다’는 응답률은 27%로 대조를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