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전자정부 평가에서 한국 순위가 6위에서 1위로 등극한 쾌거를 들으며 “올해 호랑이처럼 포효할 수 있는 IT의 새로운 가치는 무엇일까?”하고 생각해봤다. 결론적으로 말해 그간의 IT 가치가 생산성 향상에 있었다면, 새로운 가치는 녹색성장 질서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IT 즉 ‘그린을 위한 IT’로 진화할 것이다.
스티븐 잡스는 “IT는 생각의 자전거”라고 주장했다. 인간의 이동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 놀라운 도구라는 말이다. 한국 전자정부를 움직이는 생각의 자전거는 정부민원포털(G4C)이라는 앞바퀴와 뒷바퀴에 해당하는 온나라(G2E) 그리고 두바퀴에 힘을 전달하는 동력전달장치인 e하나로(G2G)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국민과 정부가 인터넷에서 만나는 최전방 창구인 정부민원포털을 통해서 민원 5억건중 30%를 온라인으로 서비스했고, 정부 내부에서 공무원들이 결재 내지는 보고하는 문서 2억1000만건을 전자적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민원과 행정처리에 관련된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전자적으로 제공한 건수가 4200만건이 된다. 전자정부 자전거에 의해 종이문서 절감과 이동거리를 단축시켜 16만톤에 해당하는 탄소배출량을 감축했다. IT가 온실가스 감축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수치이다.
앞으로 녹색한국으로 향해 IT 페달을 끊임없이 밟아야 한다. 첫째, 종이문서를 완전하게 없애야 한다. 현재의 사무행태는 전자적으로 처리하고 나서 종이형태로 출력해 타기관에 제출하고 있는데, 금년 4월 부터는 전자정부법에 의해 전자문서도 종이문서와 동일한 효력을 갖기 때문에 전자문서로도 제출이 가능해 진다. 이에 따라 종이 1장(A4)마다 배출하는 탄소 6.4그램을 감소 시킬 수 있다.
둘째, 불필요한 이동거리를 없애야 한다. 한국인은 출생, 입학, 취업, 결혼, 이사, 사망 등 한 평생 26번 가량 대소사를 맞이하게 된다. 이때마다 관련된 공공내지는 금융기관을 여러번 방문해야 하는데, 이를 한번에 일괄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사가 일년에 500만건 발생하고 있는데,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평균적으로 5번이상 기관을 방문한다. 이러한 유사한 업무를 일괄처리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기관간에 정보가 원활히 소통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업무처리 체계를 조직별에서 수직적·수평적 협업체계로 발전해야 한다.
셋째, 공유가 소유보다 좋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온라인에 기반을 둔 행정활동의 핵심은 접속을 통해 유형·무형 자산을 공유하는 주체들의 관계를 서비스화 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요 무형자산 즉 국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정보를 보유한 기관은 소유를 통해서 그 기관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행정서비스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효과는 미미하다. 인터넷에 연결된 정보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국민들이 누릴수 있는 혜택이 많아지고, 이에따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므로 온실가스 감축효과는 더욱 더 커질 것이다. 페달은 여기서 그치지 말고 열심히 밟아서 전자정부 자전거가 유선뿐만 아니라 무선에서도 달릴도록 해 사람들이 이동하면서도 시간과 종이를 절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녹색정부 더 나아가 녹색 한국시대 개막의 장을 여는데 IT가 핵심동력이라는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렇게 IT가 녹색으로 부활하도록 IT인 모두가 지혜를 짜낼 때이다.
김경섭 행정안전부 민원선진화추진단 서비스개선부장 kyungsup.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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