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참한 주가 흐름을 보인 통신주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환율 급락으로 수출주가 부진한 가운데 통신주의 대반격이 시작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새해 들어 12일까지 KT의 주가는 10.73%나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는 0.94%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코스피가 50% 가까이 오를 때도 주가가 제자리 걸음을 한 것과 비교하면 성적이 좋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KT 주가가 보통 연초에 배당락 등으로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면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KT 주가의 강세 배경으로는 먼저 연말 실시한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이 있다. 5992명이 명예퇴직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올해부터 약 3000억원의 비용을 줄일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확대로 무선인터넷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KT는 또한 무선인터넷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앞선 이미지를 주고, 평균사용료(ARPU)가 높은 사용자를 끌어들였다.
특히 B2B 시장을 잡기 위해 모바일오피스 솔루션을 스마트폰 및 일반 휴대폰에도 제공하는 것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진다.
정승교 연구원은 “KTF 합병 이후 KT의 잇따른 변화 기류에 시장의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라며 “향후 실적호전의 바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단기 급등한 KT 주가가 상당 기간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이유로는 경쟁사의 밸류에이션(PER)이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데도 현재 KT의 주가가 그보다 더 저평가됐다는 점, 모바일인터넷 부분의 성장이 지목됐다. 김 연구원은 KT의 기존 목표주가를 5만6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끌어올렸다.
통신 대표주 SK텔레콤도 동반 랠리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SK텔레콤은 연초대비 주가가 2.97% 상승했다. SK텔레콤의 경우 깜짝 구조조정 같은 모멘텀은 없으나 무선인터넷 성장, 기업용 시장 확대는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하지만 SK텔레콤의 경우 마땅한 모멘텀이 없다는 신중론도 지적된다.
천영환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쟁사의 적극적인 가입자 모집에 방어전략을 펼치고 있어 전반적인 비용(보조금) 상승 압력이 작용할 것”이라며 “실적 모멘텀이 부족해 기술적인 반등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12일에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한 환율이 반등하면서 수출주가 다시 상승세를 타며 통신주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날 KT는 최근 주가 급등에 대한 피로로 1.79% 하락한 4만3800원으로 마감했다. SK텔레콤은 0.58% 상승한 17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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