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업계 1위`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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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이 아우만 못하다?’

 업계 부동의 1위 기업이지만 증시에서 2위 대접을 받는 종목이 있다. GS홈쇼핑·컴투스·대우증권 등이 대표적으로 시장점유율로 따지면 1위가 분명하지만 시가총액(시총)이 2위 업체에 밀린다.

 시총은 증권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의 가격으로 업계 1위 기업이 증시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시가총액 기준 1위에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성전자, SK텔레콤, NHN 등을 떠올리면 된다. 하지만 GS홈쇼핑·컴투스·대우증권 등은 업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등이 뒤져 시총 1위를 내줬다.

 ◇GS홈쇼핑 VS CJ오쇼핑=GS홈쇼핑은 홈쇼핑 시장에서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지만 시가총액은 11일 기준 5335억원으로 8027억원인 CJ오쇼핑에 1.5배 이상 뒤쳐진다. CJ오쇼핑은 GS홈쇼핑이 최근 인도 등에 투자를 시작한 것과 달리 2004년 중국에 진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등 국내영업 부분을 제외한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9월 말 누적기준으로 GS홈쇼핑은 15%(매출액 4863억원, 영업이익 729억원), CJ오쇼핑은 17.1%(4692억원, 영업이익 790억원)로 CJ가 앞선다.

 영업 외적인 부분도 CJ오쇼핑이 낫다. CJ오쇼핑은 자회사로 CJ헬로비전·드림시티를, GS홈쇼핑은 GS강남방송을 갖고 있다. CJ헬로비전은 가입자 250만명이 넘는 국내 2위의 케이블TV사업자로 50만명이 못되는 GS계열 MSO를 훌쩍 앞선다. 실제 CJ오쇼핑의 자산가치는 1조944억원, GS홈쇼핑은 6206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은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 자산가치 등을 반영해서 결정되는 기업의 가치”라며 “성장성 측면에서 시장이 CJ오쇼핑을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컴투스 VS 게임빌=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업계 1위인 컴투스가 매출 규모에서 2위 업체 게임빌을 1.5배 이상 앞서지만 시총은 게임빌이 2037억원으로 1498억원 수준인 컴투스를 추월했다.

 그 이유는 수익성에 있다. 게임빌은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이 매출 153억원, 영업이익 82억원으로 이익률이 50%를 넘겼다. 반면 컴투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 238억원, 영업익 36억원으로 이익률은 15.28%에 그쳤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수익성”이라며 “선두기업인 컴투스가 외형이 크고, 해외 진출도 먼저했지만 신규 투자(온라인 게임)에 따른 이익률 하락으로 시장의 평가가 낮다”고 말했다.

 컴투스의 자산은 527억원으로, 게임빌(187억원)보다 세배 가량 많지만 게임 업계는 타 업종에 비해 자산 가치가 덜 중요하다. 회사의 재산은 적지만 영업이익률이 훨씬 높고, 성장세가 돋보이는 게임빌에 시장이 더 내실있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우증권 VS 삼성증권=대우증권은 지난해 9월 기준 자본총계가 2조6661억원, 영업이익이 2393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5194억원, 1632억원을 달성한 삼성증권을 앞질렀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삼성증권이 4조8054억원으로 4조3153억원 수준인 대우증권을 앞선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삼성증권 선호를 ‘안정성에 대한 프리미엄’으로 분석했다. 삼성증권의 자본이 매년 꾸준히 상승하는 것과 달리 대우증권은 등락을 거듭했다.

 성용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 금융계열사에 대한 프리미엄에 더해 아직 금융환경이 불안해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삼성증권을 더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