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금융 위기를 극복한 것에 녹색성장과 IT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금융 위기 이후 출범한 비상경제정부 1년의 평가와 향후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해외 전문기관과 외신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IT가 수출 견인차 역할을 당당히 해내고 정부가 녹색 성장에 대한 비전과 적절한 투자를 한 것이 위기 극복의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KDI는 금융 위기가 시작된 2008년 9월 당시 해외 기관과 외신들은 외환보유고가 낮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아이슬란드에 이어 제2의 모라토리엄(채무 불이행) 국가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그러나 정부가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중심으로 기준 금리 완화, 재정 확대 및 조기 집행,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 등 발빠른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해내자 낙관적 전망과 찬사로 급선회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조선·로봇 등 10대 IT 융합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성장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강화함으로써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IT 코리아 5대 비전 등은 산업계에 방향을 제시해 그동안 쌓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정부의 금융 위기 대응과 녹색 투자가 한국 위기 극복 기적의 비결”이라고 칭송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도 “가장 친환경적인 경기 부양책을 투입한 국가는 한국”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외국 전문가들의 제언도 함께 전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5%에서 4.5%까지 높인 IMF는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재정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고, OECD는 중소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7일 ‘비상경제대책회의’ 1년 점검 회의를 갖고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수요가 창출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진정한 회복기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 민간의 투자 촉진을 당부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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