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검색시장을 선점하려는 검색업체들의 경쟁이 불꽃을 튀고 있다. 실시간 검색서비스란 트위터,페이스북,마이스페이스 등 소셜미디어 서비스나 블로그 등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내용을 검색 결과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구글과 MS 등 검색업계 거인들이 트위터,페이스북 등과 제휴해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올해 검색 서비스인 ‘빙’을 처음으로 내놓으면서 구글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MS는 트위터 검색 서비스(http://www.bing.com/twitter)를 새로 선보이는 등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아직은 야후에 이어 검색업계 3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구글의 대응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실시간 검색서비스 분야를 놓고 구글과 MS간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 30일(현지 시각) 실시간 검색 시장에 미묘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상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위는 이렇다. 얼마전 항공기 테러범 검거로 가뜩이나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미국에서 뉴욕 번화가인 타임스 스퀘어에 테러 차량으로 의심되는 밴(VAN)이 이틀 동안 무단 주차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뉴욕 경찰(NYPD)은 이 차량에 혹시라도 설치되었을지 모르는 폭발물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 교통을 통제하고 인근 건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을 긴급 대피시키는 등 비상조치를 취했다.
근처에는 기술주 거래시장인 나스닥 건물도 위치해 있어 나스닥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철수했다. 뉴욕 경찰이 폭발물 전담반을 파견하고,폭발물 탐지 로봇을 동원하는 등 한바탕 난리를 폈으나 결국은 테러와는 무관한 차량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뉴욕 경찰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타임스 스퀘어가 매년 신년 맞이 전야제 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리는 등 사람들이 매우 붐비는 곳이기 때문이다. CNN, ABC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타임스 스퀘어에 주차된 차량과 폭발물 확인 과정을 긴급 뉴스로 전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번 사건은 구글과 MS의 실시간 검색 서비스 경쟁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타임스 스퀘어 테러 의심 차량 뉴스가 불거지면서 트위터에도 실시간으로 게시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연히 구글과 `빙`에도 타임스 스퀘어 관련 트위터 게시물이 검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와 테크 크런치 등은 이번 실시간 검색 전쟁에서 MS의 ‘빙’이 구글을 제압했다고 보도하면서 MS의 손을 들어주었다.
트위터와 똑같이 제휴관계에 있는 구글과 `빙` 모두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표출 방법에서 빙이 우세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검색창에 `타임스 스퀘어`를 치자마자 빙의 트위터 검색 페이지에는 타임스 스퀘어 관련 트위터 게시물과 CNN,ABC 등이 전하는 속보가 실시간으로 함께 검색되었는데, 구글의 검색 페이지에는 이틀 전에 올라온 신년맞이 전야제 행사 준비 소식과 타임스퀘어 동정 사진이 가장 최신의 검색 결과였다. 당연히 타임스 스퀘어의 테러의심 차량에 관한 게시물이나 뉴스 검색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테러와 관련된 유의미한 검색 결과는 구글에는 없었던 것이다. 이같은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테크크런치와 워싱턴포스트는` 빙`이 구글을 제압했다고 평가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검색의 황제`라고 불리는 구글은 지난달 대대적으로 열린 검색 이벤트행사에서 트위터 등 실시간 검색 서비스와 구글 고글스 등 비주얼 검색 서비스를 소개하는 데 잔뜩 공을 들였다. 만약 `빙`에 패했다면 이만저만 체면이 손상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표출 방법에 있었다. 구글의 실시간 검색 서비스는 일반인들이 보기 힘들게 구성되어 있다. 구글에서 트위터에 올라오는 게시물을 실시간 검색하기 위해선 검색 초기화면에서 별도의 옵션을 선택해 줘야 한다. 게다가 실시간 검색 옵션은 일반인들이 보기 힘들게 숨겨져 있다. 검색 옵션에서 ‘업데이트’ 메뉴를 별도로 선택해야 실시간 검색이 가능하다.
이런 내용을 알턱이 없는 일반인 입장에선 구글의 초기 검색화면에서 트위터 검색을 하는 게 힘들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빙’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테크 크런치의 에릭 숀펠드는 "구글이 지금처럼 실시간 검색 결과를 찾기 힘들게 페이지를 구성한다면 실시간 검색서비스가 별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사실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 게다가 `빙` 인지도는 구글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다. `빙` 서비스가 나오자 일각에선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란 냉정한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MS의 `빙`에 대한 투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 `빙`을 `찾잔속의 태풍`만으로 평가절하할 수도 없다.대형 사건이 터지면 실시간 검색 서비스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마련이다. 앞으로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일반인들이 보기 쉽게 표출하는 게 검색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IT 많이 본 뉴스
-
1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2
갤럭시에서도 애플TV 본다…안드로이드 전용 앱 배포
-
3
[체험기] 발열·성능 다 잡은 '40만원대' 게이밍폰 샤오미 포코X7프로
-
4
애플, 작년 4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0% 육박
-
5
'리니지의 아버지' 송재경, 오픈게임파운데이션 합류... 장현국과 맞손
-
6
TV 뺀 방송채널사용사업, 등록-〉신고제로
-
7
EBS 사장에 8명 지원…방통위, 국민 의견 수렴
-
8
추억의 IP 화려한 부활... 마비노기·RF 온라인 20년만의 귀환
-
9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AI GPU·인재 보릿고개…조속한 추경으로 풀어야”
-
10
삼성 갤럭시 점유율 하락…보급형 AI·슬림폰으로 반등 모색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