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AT&T·코카콜라 등 4개 기업의 CEO를 백악관으로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식사 비용을 더치페이로 처리했다는 점인데, 선배·상사 등 윗사람이 밥을 사는 것이 익숙한 우리에게는 이색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대학생이나 젊은 회사원을 중심으로 더치페이가 확산되고, 기업들도 윤리경영의 일환으로 더치페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하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오늘은 더치페이에 관한 역발상 아이디어를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더치페이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정(情)과 체면, 계산의 불편함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은 ‘더치페이 과정이 번거롭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보자.
각자 분담할 액수를 계산해야 하고, 현찰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잔돈이 없으면 한 사람이 계산을 하고 돈을 걷으러 다니는 수고가 필요하다.
이 귀찮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아이디어를 떠올려 보라. ‘Piece of Cake’이란 장치가 있다. 여러 개의 카드 리더가 부착되어, 각자 주문한 아이템을 터치방식으로 선택하고 카드를 긁으면 자동으로 더치페이가 이루어진다. 더치페이의 번거로움을 잘 캐치한 흥미로운 아이디어지만, 아쉽게도 컨셉트 단계라 한다.
메모는 성공하는 사람, 창의적인 사람들의 중요한 습관이다. 사람의 보조 기억장치임과 동시에 상상의 놀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메모에는 또 어떤 불편함이 숨어있을까, 여러분의 경험을 돌이켜보라.
펜과 메모장을 휴대하기가 불편하며, 재활용을 위해 컴퓨터에 재입력하는 과정이 번거롭다.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지만, 글자 입력이 편하지 않다. 이런 번거로움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전자펜이 대표적인 해결책인데, 오늘은 일본 펜텔의 ‘에어펜드로(airpenDraw)’를 소개한다. 펜을 사용하여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 초음파와 적외선을 이용, 필적을 인식하고 디지털로 저장한다. 용량은 2GB 메모리에 A5 60쪽 정도다.
체면과 위신을 중시하는 기성세대에게 더치페이는 쉽지 않은 문제다. 더치페이를 하더라도 심적 부담까지 떨쳐버리긴 힘들다. 그렇지만, ‘Piece of Cake’ 같은 기기가 있다면 편리함과 재미로 더치페이 문화를 보다 자연스럽게 정착시킬 수 있겠다.
이제, 송년회 시즌이다. 정겨운 분들과의 2009년 송년회에서 ‘Piece of Cake’을 만나볼 수 있을까?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부장,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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