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초겨울 밤. 웅진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소속 김형태 과장은 눈을 비비면서 연구소 내 간이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개발 중인 음식물처리기 시료 교체시간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기 때문이다. 그가 맡은 임무는 음식물에서 발생하는 냄새를 제거하는 탈취필터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김 과장은 하루 5번씩 시료를 교체하면서 필터 개발에 매달렸다.
당시에는 음식물 처리 시 발생하는 복합가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신소재 개발이 최대 과제였다. 시료를 준비하고 음식물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맡는 업무가 매일 반복됐다. 이 같은 노력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고성능의 탈취필터 개발로 결실을 맺었다. 마침내 웅진코웨이의 음식물처리기 클리베 탄생으로 이어졌다. 음식물을 분쇄한 뒤 건조시키는 방식인 클리베는 필터 개발을 위해 뜬눈으로 지새운 김 연구원과 동료들의 노력에 보답하듯,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김 과장은 “냄새 나는 시료를 새벽에 일어나 15대의 음식물 처리기에 투입하는 것은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상황을 모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클리베는 출시 1주일 만에 1만5000대가 판매되는 등 인기몰이에 나섰다. 음식물을 단순히 건조시키는 방식에 거부감을 나타내던 주부들이 분쇄건조형 방식의 클리베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클리베를 생산하는 인천공장 라인도 바빠졌다. 인천공장은 월 평균 생산량을 당초 1500∼2000대로 예상했으나, 판매가 10배 이상 급증하자, 생산라인을 3배, 생산인력을 5배 이상 확충했다. 이에 따라 월평균 2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이 갖춰졌다.
현재 클리베는 웅진코웨이의 5대 주력제품으로 연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이기춘 웅진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장은 “온풍건조 방식의 저가 제품이 주도하던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분쇄건조방식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기술차별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웅진의 클리베 음식물처리기는(모델명:WM05-A)는 소뼈를 제외한 모든 음식물의 분쇄건조가 가능하다. 또 국내 제품 중 최단 시간인 4시간 만에 음식물쓰레기를 최대 10분의 1로 감량시켜 준다. 가루 형태의 결과물을 배출하기 때문에 월평균 2∼4회만 배출하면 된다. 여기에다 3중 복합탈취필터와 보조 투입구는 작동 중 냄새 발생 문제를 탁월하게 개선시켜 준다.
김원석기자 stone201@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6
은행 성과급 잔치 이유있네...작년 은행 순이익 22.4조 '역대 최대'
-
7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MBK, '골칫거리' 홈플러스 4조 리스부채…법정관리로 탕감 노렸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