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수출, 항공화물료 급등에 `발목`

연초대비 2~3배 올라 기업부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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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화물료(운임)가 연초 대비 2∼3배 급등해 수출을 통해 경기 회복을 주도하는 IT산업 발목을 잡았다. 항공사들은 소량 화물에 대해 대리점(포워딩업체)에 급행료를 요구하기도 해 고스란히 기업 부담으로 이어졌다. 항공업계는 공급 대비 수요 증가로 어쩔 수 없다는 방침이지만, 산업계는 항공업계가 경기 침체 후 항공편을 축소한데다가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중국발 다국적기업 TS(환승)화물을 싣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판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항공운임이 꾸준히 상승해 연초 대비 대기업은 2배, 중소기업은 3배까지 상승했다. 국내 굴지의 IT 대기업 A사 관계자는 “연초에 비해 2배, 8월에 비해 1.5배 올랐다”며 “항공료가 부담되지만 당장 보내야 해 해운보다 항공을 고집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긴급을 요구하는 LCD패널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해운보다 항공편을 거쳐 수출한다. 국내 선두 IT벤처업체인 B사 역시 가격 인상은 물론이고 유류항증료에 급행료까지 부담을 진다. 이 회사 관계자는 “화물 공간을 잡는 것이 힘들다. 대기업이 비행기를 통째로 빌리면서 중소기업끼리 경쟁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중견 업체로 1년 단위로 포워딩 업체와 계약을 맺는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미국과 독일로 보내는 항공화물료가 작년에 비해 70∼80% 올랐다”며 “그나마도 비행기 선적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창고에서 며칠씩 대기했다가 실리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요금 인상의 주요인은 항공사의 화물기 운용이 부족하다는 것이지만 국적 항공사의 수익 지향적인 영업 형태도 한몫을 한다. 백재선 무역협회 하주사무국장은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공간을 못 잡는 실정”이라며 “최근 중국 TS화물의 가격이 좋으니까 항공사들이 이쪽 화물을 우선 처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환율 영향도 있지만 운송료 인상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물량이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덧붙였다.

산업계의 이 같은 불만에 항공업계는 수요 증가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대체로 화물가격이 오른다. 전체적으로 항공화물 시장의 공급이 달리는 상황으로 특별기를 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측은 11월 LCD·휴대폰·노트북 등 IT제품 수출 증가로 한국발 화물 수송량이 작년 동기에 비해 57%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화물 수송량 증가에 맞춰 이달 주간 10편, 월간 41편의 특별기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