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이루지 못한 ‘e베이의 꿈 ’

e베이가 결국 스카이프를 삼키지 못하고 토해냈다. 스카이프의 인터넷전화 고객 5억명(계정)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마당(e베이)에 연결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던 e베이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e베이와 스카이프는 인터넷전화(VoIP) 운영 소프트웨어인 ‘졸티드(Joltid)’ 저작권 문제를 포함한 모든 이해당사자 간 지분 관계를 정리하고 각자의 사업에 매진하기로 했다.

e베이가 지난 2005년 26억달러를 들여 스카이프를 인수한 지 4년 2개월만에 뚜렷한 성과없이 법정 다툼의 상처만 안은 채 각자의 길로 돌아선 것이다. 핵심 기술 저작권 분쟁이 기업 인수합병작업의 발목을 잡은 것도 이채롭다.

e베이는 지분 30%만 남겨둔 채 나머지 지분 70%를 현금 19억달러와 약속어음 1억2500만달러에 매각하기로 이해당사자들과 합의했다. 매각 지분 70%는 실버 레이크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56%, 스카이프 창업자인 니클라스 젠스트롬과 제너스 프리스가 14%를 가져가기로 했다. 잰스트롬과 프리스는 스카이프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졸티드’를 함께 제공하기로 합의하는 등 여러 갈등 관계가 정리될 전망이다.

인터넷 전화로 이름을 날린 스카이프는 무료 또는 저비용을 무기로 전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특히 경기불황 상황에서 통신비용을 줄이려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지난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나 증가한 1억8520만달러에 이르는 등 실적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베이는 스카이프 인수 후 별다른 실익을 챙기지 못하고 손을 떼게 됐다.

존 도나호 e베이 최고경영자(CEO)는 “스카이프는 핵심 기술(졸티드)과 함께 새로운 주인에게 안착할 것”이라며 “이번 거래를 마무리함에 따라 e베이는 성장하는 핵심 전자상거래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시장분석가들은 올 4분기를 기준으로 스카이프의 가치가 27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기업 가치에도 불구하고 e베이가 스카이프 주식을 매각한 것은 인터넷전화 시장의 미래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편, ‘졸티드’ 저작권 문제를 포함한 e베이와 스카이프 간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스카이프가 다시 굵직한 인수합병 대상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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