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ase Study-관세청 싱글윈도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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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청의 싱글윈도(통관단일창구) 시스템은 최근 세계은행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싱글윈도 시스템으로 인해 국내 물류업계의 연간 비용절감 효과가 무려 2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물류비용은 운임비, 인건비, 서류제출비, 중복투자비 등을 말한다. 이에 세계은행은 전세계 개발도상국에 통관지원 프로그램으로 국내 국세청이 개발한 싱글윈도 시스템을 포함한 전자통관시스템(UI-PASS)의 도입을 권고하는 것을 최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글윈도 시스템은 수입통관을 위해 여러 번 중복해 자료를 제출하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관세청이 관계기관의 시스템들을 연계해 개발한 것이다. 관세청은 국내보다 앞서 싱글윈도 시스템을 구축한 미국, 일본, 싱가포르보다 국내 싱글윈도 시스템이 이용률 측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처럼 관세청의 싱글윈도 시스템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투자됐다. 싱글윈도 시스템은 2004년 차세대 전자정부 사업의 일환으로 글로벌 통합 물류 무역 정보망 구축을 위해 추진된 것이다. 관세청과 수출입업체, 요건확인기관 간에 전자무역시스템을 구축해 그동안 서류 제출을 통해 이뤄지던 요건 확인업무를 정보시스템으로 구현한 것이다. 핵심은 모든 요건확인업무를 하나의 창구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즉, 사용자가 각 기관별로 다양한 ID를 통해 요건확인신청을 했던 것을 하나의 ID로 하나의 창구에서 여러 기관의 요건확인신청과 세관 수출입신고까지를 한 번에 할 수 있게 했다.

또 과거에는 요건기관으로부터 요건확인을 받고 나서 요건승인서를 서류로 세관에 제출함으로써 통관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또 허위문서 작성으로 요건회피를 할 경우에도 확인하기 쉽지 않은 문제점 등이 있었다.

이에 관세청은 싱글윈도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요건확인신청과 동시에 세관 수입신고를 할 수 있는 동시신고시스템도 개발했다. 과거에는 요건확인대상 물품을 수입할 경우 요건기관에 요건확인신청을 하고 요건 승인서를 받은 후에 세관 수입신고서를 작성해 수입신고를 했다. 그러나 동시신고시스템을 통해 요건기관에 요건확인신청을 하고 요건승인서가 도착하기 전에 바로 수입신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후 요건기관으로부터 요건승인이 발부되면 곧바로 세관직원이 심사결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과거 관세사 등이 요건 승인이 완료됐음에도 세관에 수입신고를 하지 않고 지체했던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 부분이 바로 물류 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하는데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관세청 통관기획과 하춘호 계장은 “싱글윈도 시스템을 통해 요건확인신청에서부터 수출입신고, 물품반출까지의 통관진행정보를 일괄 제공함으로써 민원인들이 물류조달시간을 예측할 수 있고 실시간 재고관리가 가능해지는 등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세청은 2004년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립식물검역원,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 8개 요건확인기관과의 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3차에 걸쳐 연계기관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15개 기관 29개 서식을 하나의 창구에서 원스톱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세관 업무량이 많은 순으로 연계기관을 확대하고 있으며, 실제 요건기관과의 연계율이 현재 92% 정도에 이른다. 올 연말까지는 환경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2개 기관을 추가해 17개 기관, 31개 서식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하 계장은 “싱글윈도 시스템은 하나의 기관에서의 노력만으로 완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며 “여러 정부 기관들이 협력해서 동시에 연계시스템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 관계기관과의 업무 협의 과정과 개발 과정들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관세청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당시 다른 연계기관들은 시스템 개발을 위한 예산이 산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자사의 업무가 관세청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이에 관세청을 관련 기관에 시스템 개발비용을 적극 지원해 줬고, 기관들이 우려했던 부분들도 대해서도 오해를 풀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싱글윈도 시스템이 탄생했을 때 사용자들의 불편이 크게 문제시되면서 이용률은 저조했다. 그 당시 개선요구 사항을 사용자들로부터 받았을 때 300여 건 이상의 불편사항이 도출되기도 했다.

하 계장은 “사실 그때는 싱글윈도 시스템이 존폐 위기에 처할 정도로 어려움이 컸다”며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불편사항들을 개선하기 위해 시스템 고도화 작업에 나섰고 관계기관들과 계속적인 회의를 거쳐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고 말했다.

관세청의 싱글윈도 시스템이 안정화되면서 사용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상반기 고도화 작업을 추진한 이후부터다. 이때 동시신고시스템 등이 구축됐다. 관세청은 싱글윈도 시스템을 보다 더 사용자 중심으로 진화시키기 위해 여러 기관의 요건확인 서식을 그룹별로 단일화하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30여 개에 이르는 다양한 서식을 그룹화해 5개 정도로 단일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세계관세기구(WCO)에서 추진하고 있는 표준전자문서관리(WCO DM) 사업에 맞게 시스템 고도화하는 작업도 검토하고 있다.

하 계장은 “국내 싱글윈도 시스템이 최종적으로 국가 간에도 자유로이 통관 문서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싱글윈도 시스템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니인터뷰/관세청 통관기획과 하춘호 계장

-프로젝트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관계기관들과의 업무협의가 가장 힘든 작업 중 하나였다. 사업 초기 관계기관과 서식 표준화 작업, 관련 법령 개정 및 시스템 연계를 위한 항목 조정 등 수많은 협의 과정이 필요했다. 또 시스템 개발 작업도 연계기관에서 동시에 작업이 수행돼야 했기 때문에 당초 계획대로 원활하게 수행되지 못한 점도 있었다.

-고도화 프로젝트를 하면서 관세청이 중요시했던 점은 무엇인가.

▲요건확인과 동시에 세관수입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신고시스템을 함께 도입하는 것이었다. 또한 항목 표준화 작업을 통해 기관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항목은 한 번만 입력하면 되도록 시스템에 신고서 자동전환 기능을 추가했다. 이로써 중복입력 방지에 따른 시간 절감과 입력에 따른 오류발생 여지를 많이 감소시켰다.

-최근 시스템 운영 후 우리나라에 벤치마킹하러 온 적이 있는가.

▲베트남의 경우 2012년 싱글윈도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지난해 말 우리나라 관세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도입 경험과 운영 방안 등에 대해 배우자고 연수를 온 것이다. 또 지난 7월에는 세계은행 IT전문 컨설턴트들이 방문해서 관세청의 싱글윈도 시스템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향후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도 국내 관세청은 세계최고 관세행정의 견인차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현재의 싱글윈도 시스템을 바탕으로 향후 WCO 등에서 추진하는 글로벌 싱글윈도 시스템의 표준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현재 필리핀, 벨기에 등과 일부 업무에 한해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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