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69% "돈 벌면 투자보다 빚 갚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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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기업 3곳 중 2곳은 수익이 발생하면 투자보다도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미래를 위해 남겨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상장기업 7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 기업의 경영성과와 전망’ 조사 결과 응답기업 68.6%가 올해 발생할 수익의 최우선 사용처로 ‘차입금 상환’(34.4%)이나 ‘내부유보’(34.2%) 방침을 밝혔다. ‘신규투자’를 하겠다는 기업은 23.7%에 불과했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경제위기 여파로 재무안정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차입금상환’(36.9%)이 가장 높았고 ‘현금 내부유보’(28.0%)와 ‘신규투자’(27.7%)가 뒤를 이었다. 반면 중소기업은 ‘현금 내부유보’(45.1%), ‘차입금 상환’(29.7%), ‘신규투자’(16.6%) 순이었다.

 발생한 수익을 내부에 유보하는 이유는 ‘미래 투자자금 준비’라는 대답이 43.1%로 가장 많아 불확실한 경제여건하에서 최선의 투자시점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위험 대비’(27.0%), ‘채무상환’(16.6%), ‘수익성 저하 대비’(10.0%) 순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73.0%는 올해의 전반적인 경영성과가 지난해보다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악화될 것’이라고 답변한 기업은 27.0%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당기순이익과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60.6%, 56.5%를 차지해 ‘감소’ 전망을 2배 이상 웃돌았다.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부정적인 변수로는 ‘내수부진’(40.1%)이 가장 많았으며, ‘원자재가격 상승’(22.7%), ‘환율변동’(17.0%), ‘해외시장 부진’(14.1%), ‘인건비 상승’(4.7%) 등이 뒤를 이었다.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응답이 67.5%로 월등히 많았으며 ‘서서히 준비해야 한다’가 27.4%, ‘지금이 시행 적기’라는 응답은 5.1%에 머물렀다.

 향후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한 기업의 과제로는 △신제품 개발(23.5%) △마케팅 강화(21.8%) △해외시장 개척(20.0%) 등이, 정부과제로는 △재정확대를 통한 내수경기 부양(29.9%) △금융불안 해소(24.3%) △기업투자여건 개선(19.4%) 등이 꼽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