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IT(정보기술)와 자동차주가 최근 들어 지지부진함에 따라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야 할지 이들 종목을 계속 보유해야 할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내수주, 환율 수혜주에 주목해야겠지만 중장기적으로 IT, 자동차가 주도주로서 지위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래 IT, 자동차주가 조정을 받고 있다. 국내 증시의 대장주이자 IT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0.13% 오르고 있지만 지난달 22일 사상 최고가인 82만5천원에 오른 뒤 8.73% 내린 상태다. 현대차도 지난달 2일 11만5천원을 기록한 뒤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다 이날 10만원대 밑으로 내려앉았다.
IT, 자동차주의 부진은 최근 가파른 환율 하락에 따른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그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 수출 비중이 큰 IT, 자동차 기업이 올 상반기 선전했던 것은 환율 효과가 컸었는데, 과연 환율의 뒷받침이 사라지고 나서도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것.
또 수급 측면에서 리스크도 지적되고 있다. 국내 기관이 수익률을 따라잡으려고 너도나도 IT, 자동차주를 사들였는데, 최근과 같은 조정을 받게 되면 IT, 자동차주를 팔 수밖에 없어 수급 불균형이 생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기관이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IT, 자동차주를 팔 때, 결국 먼저 판 곳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덜 보기 때문에 한번 기관이 팔기 시작하면 잇따라 매도가 이어질 수 있고, 또 그 물량을 매수세가 많이 약화된 외국인이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실적이 좋아지는 부분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환율 움직임이 커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성이 약해지고 있다”며 “수급불균형까지 고려하면 수출주보다 내수주에 관심을 가지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IT, 자동차주가 경기 회복 시 이익 개선의 가시성이 크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여전히 전망이 밝다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주의 경우 수입 원자재 등의 비용 절감에 따른 일시적인 이익개선 효과로 주목을 받는 것에 불과하지만 IT, 자동차주는 경쟁력 강화나 시장 점유율 상승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로 영업이익을 꾸준히 늘릴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경기가 회복할 경우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부분보다는 수요 회복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IT, 자동차주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뒷받침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연구원은 “경기 회복이 진행된다면 중국은 내수 소비성장이, 미국은 그린 에너지 부문이 클 것인데, 그 교집합은 IT와 자동차”라며 “현재 환율하락으로 IT, 자동차주가 부진한 모습이지만 경기 회복 시 영업이익의 성장이 기대 이상으로 좋을 수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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