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이던스, 증시 반등 기폭제 될까

삼성전자가 6일 예상을 웃도는 가이던스(회사측 실적 전망치)를 또다시 내놓음에 따라 최근 조정 장세를 탈피할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7월 초 삼성전자가 시장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깜짝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IT(정보기술)주가 반등을 주도해 그 이전 두 달 이상 지속된 횡보장세가 마무리된 바가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가이던스 발표에 힘입어 LG전자를 비롯한 다른 IT가 이날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IT업종을 넘어서 시장 전체 분위기를 반전시켜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가이던스 자체의 파괴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4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제시해 4조원 미만의 시장 전망치를 ’살짝’ 웃돌았지만, 이는 2분기 가이던스 때와 차이가 크다. 당시 삼성전자가 밝힌 2분기 가이던스인 2조2천억~2조6천억원을 본사 기준으로 환원하면 2조원대 가량으로, 당시 컨센서스인 9천600억원의 배나 됐다. 1분기 경기회복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인지 불투명했고, 1분기 실적 개선의 으뜸 도우미였던 환율효과가 2분기에도 계속될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삼성전자의 가이던스가 주는 파장은 적지 않았다. 게다가 3분기에도 분기 대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가세하면서 7월 중순 반등 랠리가 시작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가이던스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지 못한 것인데다가 4분기엔 실적이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 종전과 같은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7월에는 삼성전자가 예고없이 가이던스를 발표한 데다가 컨센서스의 배 이상으로 제시해 시장을 놀라게했다”며 “게다가 3분기에도 2분기보다 좋아질 것이란 컨센서스가 형성된 반면 이번엔 4분기 실적 기대치가 3분기보다 못할 것으로 전망돼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결국 경기 회복 추세가 좀 더 확연해야만 증시 분위기가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주가가 기업실적 개선이나 경기 회복 속도보다 너무 빨리 올랐다는 부담이 구체적인 경기지표의 개선으로 누그러지지 않는 한 주가의 반등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증시전문가들은 특히 3분기 미국 기업의 실적 시즌을 맞아 인텔 등 IT기업의 실적에 주목할 것을 충고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미국의 IT기업도 3분기에 실적 개선이 이뤄진다면 IT산업 전반의 호조를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선전했던 것은 구조조정의 효과로 볼 수 있는데, 경쟁자의 몰락으로 인한 반사이익은 이미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됐다”며 “이젠 IT산업 자체가 회복될 것인가가 관건이며 미국 IT기업의 3분기 실적이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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