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O를 둡시다] "2012년 폴리실리콘 1만톤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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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화 외길 20년 인생.’

 반도체·LCD 장비와 필름사업 분야에서 잘 알려진 오성엘에스티(전 오성과학)의 대표이사 회장이자 폴리실리콘 업체인 한국실리콘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윤순광 회장의 이야기다. 그는 1991년 오성엘에스티의 전신인 오성과학을 설립한 이래 각종 전자제품 장비를 비롯해 LCD 장비에서부터 소재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국산화했다. 장비와 소재를 국산화해서 생산원가와 비용을 줄여 왔던 것이 자연스럽게 그린 경영에 연결됐다. 기술 개발로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추고 국산화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줄이게 된 것이다.

 윤 회장은 이 같은 국산화 의지를 한국실리콘에도 적용했다. 중소기업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을 국산화하겠다는 당찬 계획을 세운 것이다. 300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 여수 공장이 이달 중 시험 생산을 시작한다. 윤 회장은 3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가진 이 공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2012년에는 생산능력을 1만톤까지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한국실리콘이 생산한 폴리실리콘을 오성엘에스티에 공급, 1차 웨이퍼 가공을 한 후 태양전지 업체 등에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오성엘에스티가 신성홀딩스와 5년간 5200억원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요처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윤 회장은 “기술 개발로 폴리실리콘의 순도를 높이는 것이 에너지 변환 효율은 높이고 원가는 줄이는 방법”이라며 “국산화와 일관 생산 체제 확립을 통해 정부의 탄소저감 정책에 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실리콘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최고환경정책책임자(CGO)를 자처하는 윤 회장은 “폴리실리콘 분야는 고심 끝에 얻은 차세대 먹거리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택했고 또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당분간은 효율화와 양산화에 집중하겠지만 한국실리콘 자체가 화학기업이기 때문에 환경 관련 부문도 소홀히 할 수 없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그동안 장비·소재 국산화의 길을 걸어왔는데.

 ▲사업초창기만 해도 국내에 반도체·LCD 장비 업체가 많지 않아 대부분이 외산이었다. 국산화만이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 판단해 자동화 설비부터 LCD 장비, LCD 필름·소재, PET보호필름 등을 국산화해 왔다. 폴리실리콘도 마찬가지다. 국산화로 원가 경쟁력을 높여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폴리실리콘 사업에 투자하게 된 이유는.

 ▲녹색 패러다임에 맞춰 청정에너지인 수소에너지 분야를 검토해 봤지만 중소기업이 하기에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다음으로 선택한 것이 태양광 분야였고, 핵심이 폴리실리콘 분야다. 국내 폴리실리콘 수요만 해도 연간 1GW를 넘을 정도로 시장은 충분하다. 국내에서도 수입해서 쓰는 양이 절대적인 만큼 국산화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점차 해외로 시장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폴리실리콘은 중소기업이 선뜻 나서기 힘든 산업인데.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단위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어서 중소기업 입장에선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분야는 당연히 가야할 길이라고 판단했다.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이 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생산업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고 시장도 크다. 자체 기술 경쟁력도 충분하고 수요처도 상당 부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약력 1962년 해남 출생. 해남고. 광명과학사. 오성과학(현 오성엘에스티) 설립. 성균관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무역의 날 표창. 에이스디지텍 대표이사.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한국실리콘 대표이사 회장.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