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리얼 그린 비즈니스] (2부-13)녹색금융 ②녹색지원, 정부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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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말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은 산업에서 출발한다. 산업의 녹색화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금이다. 하나의 산업이 성장국면에 접어들기 위해선 기술개발과 초기 시장창출에 필요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녹색산업도 마찬가지로 원천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정부지원은 직접 투자가 아니라 간접 지원 방식이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JP모건과 교환한 한국녹색펀드 투자 의향서도 조성과정에서 지원하는 형태다.

 우리나라는 아직 녹색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 정부가 주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진정한 녹색성장은 민간의 참여로 이뤄진다. 민간의 참여를 통한 진정한 녹색성장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정부는 지난 7월 제4차 녹색성장위원회 보고대회를 통해 2020년 세계 7대, 2050년 세계 5대 녹색강국 진입을 비전으로 하는 녹색성장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을 확정하고 올해부터 2013년까지 녹색성장 3대 전략분야, 10대 실천과제를 선정, 총 107조4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지식경제부는 녹색성장 3대 전략분야로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자립 △신성장동력 창출 및 녹색경제기반 조성 △삶의 질 개선과 국가위상 강화를 선정하고 올해만 추경을 포함해 총 4조5215억원을 지원했다.

 실제로 올해 예산 내역을 보면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 자립 분야에 총 2조4583억원이 지원됐고, 신성장동력 창출에 1조7147억원, 삶의 질 개선과 국가위상 강화에 640억원이 쓰였다. 이 중에서도 에너지 절약시설 설치에 5118억원이 사용됐다.

 내년도 예산은 본예산 기준 올해 대비 9.9% 증액된 4조6581억원을 신청했다. 녹색성장의 추진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실질적인 증액이 이뤄지도록 했다는 게 지경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추경을 포함한 예산보다도 3% 늘어났다.

 물론 국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지만 전반적으로 올해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경부에 따르면 녹색산업은 간단히 산업공정에서 에너지를 덜 쓰고 환경을 보호함으로써 경제성장의 패턴을 환경친화적으로 전환시키고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로 성장동력 및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2008년 9월 11일)과 지식·혁신주도형 녹색성장 산업발전전략(2008년 12월 2일), 신성장동력 비전 및 발전전략(2009년 1월 13일) 등의 정책은 에너지·산업 분야의 녹색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것들이다.

 하지만 정부가 녹색산업 분야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데 녹색의 기준이 모호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30일 녹색기술과 프로젝트의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해 녹색인증을 내년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녹색인증을 받은 기술이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민간에 세제혜택을 주거나 해당기업에 우선적으로 저리대출을 해주는 방식이다. 녹색성장에 기여하는 기술과 프로젝트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기존 정책 분야의 특성과 연계해 △신재생에너지 △탄소저감 △첨단 수자원 △그린IT △그린차량 △첨단 그린주택도시 △신소재 △청정생산 △친환경농식품 △환경보호 및 보전 등 10대 분야를 선정했다. 여기에 포함돼야 신청 대상이 되고 평가 후 일정기준을 통과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진정한 녹색성장은 민간부문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정부는 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해 거드는 것뿐”이라며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 기조하에 앞으로 △에너지 저소비형 경제구축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확대 △녹색산업의 성장동력화 △주력산업의 녹색전환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뷰-김정관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

“돈은 수익이 발생하는 쪽으로 흐르게 마련입니다. 녹색산업도 마찬가지죠. 민간이 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정부의 역할입니다.”

 국내 에너지·자원과 기후변화,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성장의 주축이 되는 산업분야를 총괄하는 김정관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은 “그린에너지비즈니스는 가장 성장성이 높은 산업으로 초기에는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 실장은 “에너지산업은 예전엔 산업의 백업 역할이었지만 이젠 성장을 이끌어 가는 산업으로 성장해 주객이 전도됐다”며 “이는 산업의 그린화로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정부 정책의 목적도 단순히 보급을 늘리는 게 아니라 산업기반을 확충하자는 것이다. 경제성이 생기면 보급은 저절로 이뤄진다는 얘기다.

 김 실장은 “녹색성장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보급활성화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경제성을 확보하고 관련산업이 성숙단계로 진입할 때까지는 정부의 재정 투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예산 추이를 보면 2006년 3849억원, 2007년 4226억원, 2008년 7844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774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2010년에는 8059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융자지원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제조업체에 대한 지원을 확대, 설비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발전차액은 2012년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제도(RPS) 도입에 따라 폐지될 예정이나 기존 사업자들에는 현행 수준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정부지원은 주로 R&D에 투입됩니다.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실제로 신재생에너지는 올해 기준으로 보급과 R&D부문 예산이 절반가량을 차지합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1326억원이던 신재생에너지 R&D 부문 예산이 2010년엔 2527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어난다.

이는 기존 발전차액 등으로 인해 보급에 치중돼 있던 정부 예산을 R&D 분야 쪽으로 비중을 늘린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원천기술은 정부지원 비중이 크다”면서 “반면에 상용화를 위한 R&D는 민간의 투자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천기술은 정부 지원 비중이 대기업도 5 대 5 정도다. 반면에 원천기술은 확보돼 있고 상용화를 위한 기술은 위험이 크지 않기 때문에 주로 민간에서 부담하도록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정부의 재정지원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동력 확충과 민간기업의 투자활성화 유도에 초첨을 맞춰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R&D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시스템 기술에 비해 역량이 취약한 부품 중소기업 육성에 초점을 둘 방침입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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