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지갑 열었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백화점에서 명품과 고가 의류, 가구 등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저소득자의 소비는 오히려 위축되면서 대형마트의 매출은 떨어지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500만 원 이상 고소득 가구의 소비지출전망 CSI는 9월에 117로 전월의 114보다 3포인트 상승하면서 관련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작년 7월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100만 원미만 저소득자의 소비지출전망 CSI는 107에서 103으로 떨어졌다.

위기직후인 지난해 12월에는 500만 원 이상 고소득가구의 CSI가 89로, 100만 원 미만의 91보다 낮았으나 경기가 회복되면서 곧바로 역전됐다.

부자들의 소비심리 개선에는 자산가격 상승과 그 기대감이 적지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500만 원 이상 고소득 가구의 주택.상가가치 전망 CSI는 9월에 119로 전월의 116보다 3포인트 올라가면서 관련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 소득계층의 주택.상가전망 CSI는 지난 12월에 70으로 떨어졌으나 올해 3월 84, 5월 109, 7월 112 등으로 가파르게 올라왔다.

이 계층의 주식가치 전망 CSI는 120으로 1년전인 지난해 같은 달의 94보다는 2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에 ▲100만 원 미만 101 ▲100만 원대 104 ▲200만 원대 106 ▲300만 원대 110 ▲400만 원대 114로, 500만 원 이상 계층보다 낮았다.

고소득층이 소비를 늘리면서 지식경제부가 집계한 3대 대형 백화점의 8월 동일점포 기준 매출 증가율은 7.6%로, 설 특수가 있었던 올해 1월(10.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백화점의 호조와 달리, 동일점포 매출을 기준으로 비교한 3대 대형마트의 8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위축됐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5∼6월 이래로 VIP고객들이 선호하는 최고급 브랜드의 매출이 살아나기 시작해 증가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구호, 마인 등 여성 캐릭터캐주얼 브랜드의 매출 증가율이 6월까지 -2.8%였으나 7월에 플러스로 돌아섰고 8∼9월에는 20%대 중반을 기록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올해 들어 7월까지 매출 증가율이 3%에 그쳤지만 8월에는 7.1%, 9월 들어 29일까지는 17.4%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골프용품 매출이 지난 5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7월에 19.4%로 뛰었고 8월 35.5%, 9월 26.5% 증가했다.

가전 매출 증가율은 5월에 7.2%에서 6월 29.9%, 9월 59.3%를 기록했고 가구도 5월 11.7%에서 7월 33.3%, 9월 71.2%에 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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