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경기기능성게임콘퍼런스’가 열렸다. 기능성 게임은 ‘재미’와 ‘몰입’이라는 게임 고유의 특성을 이용해 교육·치료 등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소아암 환자 치료를 돕는 ‘리미션’, 에너지 자원 개발 게임 ‘에너지빌’, 쓰레기처리 및 재활용 게임 ‘더 가비지게임’, 소방안전게임 ‘리틀소방서’ 등 다양한 주제의 게임들이 있다.
내가 기능성게임을 처음으로 접한 건 2007년도 다보스 포럼에서 기능성게임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비영리 민간단체 게임스포체인지(Games for Change) 수잔 시그먼회장을 만나면서부터였다. 시그먼 회장으로부터 기능성게임을 대한 설명을 듣고 난 후 사회적 이슈에 대한 교육을 효과적을 시행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시그먼 회장은 IT강국인 한국에서 왜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지 않는지 의아해했다. 지난 2007년 대성그룹이 창립 60주년을 기념해서 개최한 대성글로벌 콘텐츠포럼 발표자로 초청해 다시 만난 자리에서 그는 게임스포체인지 한국지부 설립을 요청했다. 나는 흔쾌히 승낙해 그 해 10월 게임스포체인지 한국지부를 설립했다. 지난 8월에는 기능성게임을 이용한 ‘2009 대성청소년과학캠프’를 진행했다.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에너지와 환경을 주제로 한 기능성 게임을 직접 제작해 봄으로써 그 과정에서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 실험적인 캠프는 참가학생들은 물론 전문가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아 그 결과는 2010년 뉴욕에서 개최되는 게임스포체인지 페스티벌에 성공사례로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기능성게임이 하나의 산업 분야로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기능성게임 연구개발지원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어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닌텐도사의 두뇌 트레이닝 게임의 성공으로 기능성게임이 상업적으로 매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기능성게임 개발과 보급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기능성게임을 한자교육에 응용한 교육게임이 등장해 초등학교의 방과후 수업에 이용되고 있으며 경기도·전라북도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기능성게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지역특화 콘텐츠산업으로 육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능성게임은 차세대 기술과 콘텐츠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 분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반 인프라와 활성화된 e스포츠 문화 등 기능성게임 발전을 위한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능성게임 개발 및 이용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난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첫째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인식이 기능성게임 활성화에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두 번째로 기능성게임의 개발 및 유통 체계가 아직은 미흡하다. 기능성게임 개발 경험이 적어 교육중심의 에듀테인먼트로 외에는 개발사례가 별로 없다. 기능성게임 개발, 배급, 소비까지의 채널을 정비해 최종 수요자까지 이르는 유통구조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정책적 지원 및 정책 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능성게임은 교육뿐만 아니라 건강, 환경 등 다양한 결합이 가능하여 관련 부처간 역할분담 및 공동추진을 통해 내실 있는 사업 수행이 가능하다.
게임은 중독성과 같은 부정적인 면이 많이 부각이 되고 있지만 장점을 이용해 기능성게임 산업을 육성해나간다면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presiden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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