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즐기는 다큐의 향연.’
이렇게 많은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제6회 EBS 국제다큐영화제가 성황리에 펼쳐지고 있다. 매년 EBS TV에서 열리는 다큐 영화제는 매일 9시간씩 다큐만을 방영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기존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에서 이름을 ‘국제다큐영화제’로 바꾸고, 예년보다 한층 더 다양하고 새로워진 형식의 다큐멘터리 영화 위주로 꾸몄다.
EIDF는 시청률 지상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세계 우수 작품을 소개, 국내 다큐멘터리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며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의 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EBS가 지난 2004년 야심차게 기획한 문화축제로 TV방송, 영화상영, 특별행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EIDF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최근 다큐멘터리의 흐름을 반영, 보다 다양한 장르의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기 위해 올해 행사부터 기존의 한글 행사명인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을 ‘EBS국제다큐영화제’로 변경했다. 전통적 의미의 다큐멘터리만이 아닌 보다 다양한 장르의 다큐멘터리들을 지원하고 소개하면서 미래의 장르 융합에 대비하는 동시에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새 다큐멘터리가 전하는 메시지를 좇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어린 시절 푸른 하늘, 푸른 바다, 푸른 산으로 기억되던 지구는 어느덧 잿빛 하늘, 검은 바다, 붉은 산의 이미지로 바뀌어 가고 있다. 환한 웃음과 포옹보다는 상호 비난과 격렬한 다툼이 TV화면을 통해 보여진다. 내 편과 네 편을, 선과 악을 자신의 이익에 맞춰 편의적으로 나누고 있다. 혹자는 당연히 지금이 위기라고 하고 혹자는 그렇기 때문에 기회라고도 한다. 하지만 지금의 지구를 위기와 기회, 그렇게 어느 한쪽으로만 설명하기는 힘든 것 같다.
위기감을 느끼기 전에는 ‘새로 고침’에 대한 자각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면 ‘위기이자 기회’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한 가지 더욱 확실한 것은 이 지구가,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야 할 곳이라는 사실이다. 비록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는 서로 다르더라도 지구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앞에는 공멸만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EIDF 2009에서는 ‘더 나은 지구 공동체’를 염원하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지난해에 이어 EIDF는 정규 프로그램 대신 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50분까지, 그리고 저녁 8시 15분부터 새벽 2시 30분까지 다큐멘터리를 종일 편성해 다큐멘터리에 목말라 있던 국내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EIDF 2009는 지난해보다 편성시간을 평균 1시간 늘렸으며, 작품 역시 역대 최고 57개국 350편이 출품돼 이 중 엄선된 20여개국 50여편을 방송, 상영한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보다 많은 나라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게 된다.
특히, 올해는 ‘다큐, 예술을 열다’와 ‘해외 수상작 특별전’이 주목된다. ‘다큐, 예술을 열다’ 섹션에선 흔히 감상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무용과 음악 등 예술이 다큐멘터리라는 형식과 만나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해외 수상작 특별전’을 통해서는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필름 페스티벌(IDFA), 핫독 다큐멘터리영화제(HOTDOCS) 등 외국의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했던 유명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EIDF 2009는 마스터 클래스, 디렉터 클래스에 이어 스페셜 클래스를 신설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공동개최하는 스페셜 클래스는 HOTDOCS 2009에서 대상을 수상한 시몬 엘 하브르를 강연자로 초청했다. ‘다큐멘터리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언-구성과 편집의 상호 미학’이란 주제로 EBS SPACE에서 열릴 이번 특별 클래스는 국내 다큐멘터리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EIDF 2009에서는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사기 진작과 제작 기반 활성화를 위해 ‘EIDF 사전 제작 지원 프로젝트’가 새롭게 도입됐다. 예비심사에서 선정된 5편의 다큐멘터리 기획안은 9월 22일에 있을 공개 심사를 통해 최종 관문에 도전하게 된다. 최우수 기획안에는 3000만원의 제작비가 지원되며, 이후 1년여의 제작 과정을 거쳐 2010년 제7회 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게 된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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