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하이닉스 인수하겠다"

 효성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수 의향 기업이 나오지 않아 지지부진했던 하이닉스 매각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아직 의향 수준이며 가격 협상과 자금 조달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의향을 밝힌 대기업이 전무한 상황에서 효성의 인수가 일단 유력해졌다. 지난 1998년 반도체 빅딜 이후 부침을 거듭했던 하이닉스 경영권이 새로운 오너 체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하이닉스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22일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1개 기업이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효성으로 밝혀졌다.

 효성 측은 “지금은 인수의향서 정도만 제출한 상황이라 최종 인수 여부를 포함해 섣불리 거론할 내용이 없다. 인수를 시도하는 목적이나 자금 조달 계획 등 더욱 구체적인 사항들도 협상이 진척되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 경영진이 그룹의 새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미래 캐시카우를 마련하기 위해 심도 있는 검토 끝에 내린 결론으로 보인다.

 업계의 관심은 효성이 4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 대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매년 수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설비투자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로 모아졌다. 증권가는 효성이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수천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이닉스 매각대상 주식은 하이닉스 총주식의 28.07%에 해당하는 1억65548만주가량이며 총매각대금은 22일 종가 기준(2만2050원)으로 순수 매각 대금만 3조6500억원가량 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4조원을 훨씬 넘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가 효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리소문 없이 인수했던 전자·IT계열사들과 시너지가 날지 의문이다. 반도체산업은 경기사이클의 부침이 심해 좋지 않을 때 그룹 차원의 투자가 필요한데 효성이 투자 여력이 있을지도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매각이 급한 주주단이 협상 과정에서 매각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은 있느나 참여하지 않은 그룹을 끌어들일 가능성도 있다.

주주단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효성에 예비입찰 자격을 부여하고 제안서를 받는 등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거쳐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주주단 관계자는 “그동안 관심을 표명했던 기업들이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기업집단 가운데 지난해 자산 총액이 5조원 이상인 29개 기업과 △2007년과 2008년 모두 상호출자제한을 받은 기업집단 가운데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14개 기업 등 총 43곳을 대상으로 매각 안내문을 발송한 바 있다. 

안수민·허정윤 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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