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PC를 탈출, TV로 진출했다. IPTV 얘기다. IPTV의 등장은 새로운 콘텐츠 수요를 낳았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대표주자인 게임 산업이 이 기회를 놓칠리 없다.
IPTV용 게임의 선두주자는 그라비티가 대표적이다.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로 세계 시장에서 명성을 얻은 그라비티는 IPTV용 게임으로 재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그라비티의 신성장동력을 이끌고 있는 주역은 정대식 전략IP사업팀장(40)이다.
“다시 TV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 미국 CES에서 IPTV의 가능성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PC라는 틀을 벗어나 IPTV에서 새 게임 수요가 곧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정 팀장은 그라비티의 IPTV용 게임인 ‘뽀로로놀이’의 개발을 총지휘했다. 뽀로로놀이는 TV 애니메이션 뽀로로를 소재로 한 게임이다. 지난 6월 첫 선을 보인 후 최근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뽀로로놀이는 4세부터 7세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합니다. 리모컨의 화살표 키와 확인 키만 누르면 됩니다. 조작이 쉬우면서도 게임이 갖는 재미를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는 IPTV용 게임은 PC 게임과 차이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PC가 개인적 도구인 반면 TV는 가족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적 도구이기 때문에 게임도 그 특성에 맞게 개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뽀로로놀이는 이를 충실히 지킨다. 뽀로로는 어린이에게 친숙한 캐릭터다.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영어와 음악을 배우면서 퍼즐 등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행동이 결국 두뇌개발로 이어지게 만드는 목표를 갖는다.
“뽀로로놀이는 게임을 하면서 교육효과까지 노리는 욕심 많은 콘텐츠입니다. 지능이론 중 하나인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의 다중지능이론이 모티브가 됐습니다. 기본적으로 아이가 자라면서 발달해야 하는 8가지 두뇌 영역의 개발을 돕고자 합니다. 음악·언어·신체 기능 외에도 대인관계나 논리·공간이해 등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능발달의 부족한 부분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 팀장은 부모와 친구들이 함께 뽀로로놀이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집중력과 기억력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된다고 확신한다. 앞으로 뽀로로놀이에 같은 캐릭터의 다른 표정을 비교하는 등 보다 집중을 요구하는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다양한 자극을 아동의 각 지능영역에 제공하면서 교육효과를 서서히 높인다는 의도다.
정대식 팀장은 “뽀로로놀이는 혼자서 보는 TV를 넘어서 즐기는 TV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며 “TV 앞에서 가족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모습이 그라비티가 개발하는 IPTV 게임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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